◈ 문재인 "朴 대통령 몸통이자 수혜자"…김무성 "文, 정신 잃은 것 같아" 막말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김성우 홍보수석을 내세워 밝힌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입장 표명이 여야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자신의 측근들이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서는 사과를 포함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70일만에 최단명 국무총리가 된 이완구 전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에 대해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고만 밝힌 게 화근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박 대통령의 대독 성명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성완종 사건의 몸통이고 수혜자"라며 대국민 사과를 거듭 촉구하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문 대표를 향해 "재보선에 4대0으로 패할 것이 두려워 (문 대표가) 조금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막말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김대표를 향해 "금도에 벗어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성남 중원 4·29 재보궐선거 지원유세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자신이 성완종 사건의 몸통이고 수혜자"라며 "최측근들이 불법 정치자금, 불법 경선자금,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것에 대해 (유감이 아닌) 분명한 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본질을 호도하고 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를 도와준 것"이라며 "국민들은 오히려 대통령 말씀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이 사면 특혜 의혹을 언급한 것을 두고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직접 정쟁을 부추기고 나서는 듯 한 모습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정쟁을 하고 있는 여당의 편을 드는 선거 중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대해 "무슨 일이든지 사고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대통령 출국 전에 저와 만나서 한 말씀과 다 일맥상통하고 일관성 있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하실 말씀은 적절히 다 잘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 지역인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 유세에서 문 대표가 "성완종 사건에서 (박 대통령) 자신이 몸통이고 수혜자라는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정녕 그렇게 말했느냐"며 "4대0으로 패할 것이 두려워 (문 대표가) 조금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김 대표가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것 같다"며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청와대가 대통령께서 몸이 편찮으시다고 동네방네 알려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더니 선거를 하루 앞두고 박 대통령이 선거용 성명을 낼 정도로 새누리당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라며 "그럴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어디다 대고 남 탓을 하고 물타기로 국민들을 속이려 하느냐"고 일갈했다.
◈ 성완종 파문 수사 위한 최대 규모 특검법 발의…대통령 영향력 최소화
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 수사를 위한 별도의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실세들이 불법정치자금과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휩싸인만큼 박 대통령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특검 규모와 수사기간을 대폭 늘려 역대 최대 규모다.
새정치연합 친박게이트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춘석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대책위 위원 13명의 공동발의로 '성완종 리스트' 금품수수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특검법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김기춘·허태열·유정복·서병수·홍문종·이병기·이완구·홍준표 등의 성완종 불법자금 수수의혹 사건 및 경남기업 긴급자금지원 불법로비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명명했다.
특검법안은 '성완종 리스트'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와 함께 2013년 경남기업에 대한 6300억 규모 긴급지원결정관련 불법 로비와 외압 의혹까지 수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새정치연합은 별도의 특검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기존 상설특검법이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권이 주어져 대통령 혹은 대통령 측근 수사에 독립성을 훼손하고 특검의 실제 수사 인력이 기존 특검에 비해 왜소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특검 수사기간이 최장 90일로 단기간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대통령의 영향을 최소화해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상설특검법에서는 국회산하 추천위원회가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선택하도록 돼 있지만 새정치 측의 별도 특검법안은 여야가 합의로 1명만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친정부 성향 인사 선택 가능성을 최소화 했다.
파견 검사 수는 15명으로 현재 검찰 특별수사팀 10명, 상설특검법의 5명보다 최대 3배다. 또 특검보 5명(상설특검법 2명), 특별수사관 45명(30명), 파견 공무원 50명(30명)으로 정했다.
20일 동안의 준비 기간에도 수사가 가능하게 하는 등 실제 수사 기간을 크게 늘린 것도 상설특검법과의 차이점이다.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이춘석 의원은 특검법안 제출 뒤 "오늘 역대 최대 규모의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면서 "박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다면 청와대까지 보고라인이 살아있는 검찰의 특별수사팀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독립해 수사를 하는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