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은 어디에?" = 차세대TIS 개통으로 지난 2월부터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국세공무원들. 따뜻한 봄이 언제 왔는지도 모른 채 차세대TIS 안정화 작업에 매진했던 수개월동안 제대로 쉬지 못한 국세공무원들을 위해 국세청이 연가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나섰다. 5월 종소세 신고를 앞둔 직원들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대민서비스의 질을 높이라는 뜻도 숨어있다.
5월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잘만 머리를 쓰면(?) 5일을 즐길 수 있는 '황금연휴'에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마음은 설레임 반, 눈치 반이다.
황금연휴를 제대로 된 휴식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직장에 얽매여 있는 근로자라면 누구나 같은겠지만 상급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가를 활용해 황금연휴를 즐기겠다는 간 큰 생각을 서슴없이 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중독'에 빠진 상급자를 모시는 직장인들이라면 더 우울할 수밖에 없다. 황금연휴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기세로 눈치를 주는 윗분들 때문에 휴일에도 일을 하기 위해 출근하는 불상사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둔 국세공무원에 비하면 나을지도 모른다. 올해부터 근로장려금 대상에 자영업자가 포함되고 처음으로 자녀장려금이 지급되면서 일선 세무서 직원들은 '5월'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아직 국회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연말 재정산도 이들에게는 공포감을 더해주고 있다.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TIS) 추진단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설 연휴부터 단 하루라도 제대로 쉬는날이 없었던 이들에게 황금연휴는 남의 일이다. 오히려 5월 종소세 신고 때 차세대TIS와 관련해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말그대로 '비상상황'이다.
이들에게 황금연휴는 어쩌면 '폭풍전야'처럼 마지막으로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폭풍이 몰아치기 전 잠시 숨을 돌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면 스트레스 지수가 다소 덜하겠지만 직장인이나 매한가지인 국세공무원이 눈치보지 않고 연가를 마음대로 쓸 수 있을까.
그래서 국세청이 직접 나섰다. '2015년 봄 관광주간'인 5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본청과 지방청,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연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국세청은 차세대TIS 안정화를 위해 수고를 아까지 않은 직원들과 5월 종소세 신고를 앞둔 직원들의 재충전을 위해 연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국세청의 중요한 행사인 5월 종소세 신고를 앞두고 연가를 써도 되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본청에서는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많은 회의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어느 정도 시스템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연가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본청의 뜻밖의 지시에 5월 가장 많은 고생을 하게 될 세무서 직원들은 하나 둘 황금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우는 등 설레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세무서 직원은 "5월이 되면 매일 야근에 집에도 잘 못 들어가 가족들 얼굴 볼 시간도 없을텐데 연가를 내고 가족들과 여행이라도 다녀올 생각"이라며 "바빠지기 전, 아이들에게 아빠로서의 면은 설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