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순방 후 '와병' 일주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4.29 재보선 여당 압승 결과를 언급하며 정치개혁 및 4대 개혁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 청와대)
◈ 문재인, 선거 닷새 만에 광주행 "회초리 더 맞는 심정"
4·29 재보선 전패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시 당내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4일 선거 5일 만에 지역뿌리이자 패배를 안긴 광주를 찾아 '낙선 인사'를 했다.
문 대표는 이날 김현미 당대표 비서실장과 김영록 수석대변인 등 최소한의 인원과 함께 광주 서구에 있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을 찾아 "선거결과가 참 면목이 없다. 이번 재보선에 서 광주시민들, 그리고 국민들은 우리 당에 아주 아픈 회초리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회초리를 한 번 더 맞는 심정으로 왔다"고 인사했다.
문 대표는 "선거 중에 어르신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 여러 가지 주문들을 하셨고 저희가 약속드린 사항들이 있다"며 "비록 저희가 선거는 패배했지만 약속은 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아마도 광주 시민들께서는 자기 자식을 더 호되게 혼내는 심정으로 이번에 우리 당에 따가운 아픈 질책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그 질책을 저희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우리 당을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광주 서을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던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당선되고 '호남 신당'이 제기되자, 지역뿌리인 광주민심을 수습하면서 조기에 신당론 움직임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람, 제도, 정책, 당 운영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공천혁신, 지역분권정당, 네트워크정당 등 3대 혁신추진단을 중심으로 국민과 당원에 약속한 혁신에 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비노계이자 유일한 호남 지역구를 가진 주승용 최고위원이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문 대표를 상징하는 '친노'계에게 물어 당내 갈등을 촉발시켰다. 향후 공천과 인사 혁신에서 '친노' 배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주 최고위원은 "선거 참패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에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는 것이 많은 분들의 지적"이라며 "호남 지역의 의외로 많은 분들이 친노에 대한 피로감이 만연하다. 그동안 우리 당에 친노는 없다고 했는데 과연 친노가 없는가. 당대표가 되면 친노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했는데, 취임 이후 과연 불이익을 받았는가"라고 문 대표를 겨냥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의 비판에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은 호남, 친노 이런 계파의 문제가 핵심은 아니다. 진정한 야당의 모습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배의 핵심 원인일 것"이라며 "분열은 죽음이요, 단결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친노가 어떠니, 호남이 어떠니 하는 남 탓, 네 탓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 朴 대통령, 연금개혁 비판…野 "여야 합의 훼손"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후 '와병' 일주일 만에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4.29 재보선 여당 압승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 등 굵직한 정치현안이 해결된 후, 4일 모습을 드러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보선 승리결과에 대해 "과감한 정치 개혁을 이루고, 공무원연금개혁 등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서 나라를 바로세우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야가 지난 2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안이 포함된 것에 대해 "국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은 여야 합의 훼손이라며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통해 절감된 재정을 노후빈곤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을 위해 사용키로 한 것은 또 다른 큰 성과"라고 공적연금 강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야와 공무원단체의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거나 뒤집으려는 분위기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감지된다"며 "공적연금 개선방안 시행에 필요한 법률을 9월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어제 분명히 합의했다. 역사적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소속인 김성주·김용익·홍종학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 자료를 인용하며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할 때 보험료는 9%에서 1.01%만 올리면 된다는 것이 정부의 추계 결과"라며 보험률 2배 인상이라는 지적을 반박했다.
이들은 명목소득대체율 상향과 관련해 "국민연금에 가입된 대다수 국민들이 노후소득보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또한 공무원연금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