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오후 본회의 처리 '비상'
여야는 6일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 내용 중 하나인 공적연금 강화 차원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문구 명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오후 본회의에서 예정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문구 명시에 대한 논의에 나섰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에 나섰던 실무기구는 지난 2일 공무원연금 절감분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해 월급 대비 연금 수령액을 의미하는 명목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합의 했다.
하지만 양당 대표·원내대표간 합의문에는 구체적 수치를 포함시키는 않아 해석 차이를 낳았다.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험료가 지금(9%)보다 두 배 인상된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 동의가 먼저"라고 지적하자 새누리당은 문구 명시를 넣지 않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보험료 2배 인상 주장에 기금 고갈 시점과 적립금을 부풀린 엉터리 계산이라고 반박하며 '합의 정신'을 강조, 문구 명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 강화 합의에 대해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국민연금 강화방안을 9월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강화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개혁안은 여야와 정부, 전문가가 망라해 지난 4개월여 기나긴 여정 끝에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낸 사안"이라며 "여야는 이제 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 공무원의 참 결단에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도 근거 없는 수치로 여야 합의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 연금 강화를 위한 여야 간 합의가 청와대와 정부의 반대로 여당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다"며 "여야, 실무기구 책임자들, 정부까지 합의한 내용인데 말 한마디에 휘둘리고 있는 것은 국회가 아직도 청와대와 정부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것"이라고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로부터 위임받아 양당 대표가 참여한 합의안에도 50%란 숫자가 있었는데 유 원내대표가 '구체적 숫자가 들어가기보단 실무기구 합의안에 50%가 있으니까 그걸 존중하자'고 하는 건 협상을 맡았던 저로선 심각한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면서 국민연금을 연계한 지난주 합의안에 대해 "개악"이라면서 최고위원직 사퇴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언론과 국민은 이 합의안에 대해 인기영합적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한다"면서 "과연 국가의 미래를 걱정해서 나온 안인지, 아니면 양당 대표의 미래만을 위한 안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70년간 333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라는 말이 등장했다"면서 "그러면 국가재정은 1천600조원 넘게 들어가기 때문에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공무원연금은) 지금 이대로 해도 6년 후에는 다시 매일 100억원씩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면서 "모양만 개혁을 부르짖고 실제 내용은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서 개혁의 방향이나 목표,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내년부터 하루 100억원, 5년 뒤 200억원, 10년 뒤 300억원의 국민 혈세가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들어간다고 입이 닳도록 얘기했다"면서 "6년 뒤 이번 개혁 덕분으로 하루 200억원 들어갈 게 100억원씩 들어가는 것으로서 제대로 알고 얘기해 달라"고 반박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소득대체율 50% 인상 문구에 대해 "소득대체율 50%는 실무기구 합의문에 등장하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이런 숫자를 국회 규칙에 못 박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