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인상' 명문화에 발목 잡힌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실무기구 합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문구 명시를 놓고 여야가 거듭 충돌하고 있다. 이로 인해 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4시로 연기되어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계속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문구를 명시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발하고 나서 4시로 연기된 본회의도 열릴지 장담하기 이르다.

앞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에 나섰던 실무기구는 지난 2일 공무원연금 절감분 20%를 국민연금에 투입해 월급 대비 연금 수령액을 의미하는 명목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동의가 먼저"라고 반대하고 나서자, 새누리당은 양당 대표·원내대표간 합의문에는 구체적 수치가 담기지 않은 것을 내세우며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50% 인상' 문구를 넣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양당 대표·원내대표간 합의가 실무기구 합의를 전제로 한 것임을 강조하며 문구 명시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의총 후, 기자들에게 "야당의 요구로 마지막 과정에서 합의서에 들어간 '공적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부분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그것도 (향후 설치될)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결론났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공적연금 관련 사회적기구(국민대타협기구) 설치에 관한 국회 규칙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적시하자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합의과정 거쳤고 모든 것을 감안해서 당대표 등이 다 서명한 그런 합의문을 또 무효로 한다는 것은 정치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다"며 "합의서대로 돼야 한다. 야당이 합의대로 안하면 앞으로 어떤 정치적 합의도 이뤄질 수 없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여당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독처리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른다"며 "오늘 야당 설득을 계속하겠다. 지금 원내지도부끼리 협상 중인데, 필요하면 당대표끼리도 만나겠다"고 '설득'에 무게를 두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50% 인상' 문구 명시를 반대하는 새누리당을 겨냥해 "정부 대표자들까지 서명하고 여야 대표가 보증해서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기까지 했던 그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태도를 돌변해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적연금강화방안까지 포함해 당초 합의대로 처리돼야 한다"며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여야뿐 아니라 정부와 공무원단체 그리고 전문가들까지 함께 합의한 사회적 대타협의 성과다. 우리 당은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과 연금제도 지속가능성 그리고 사회적 연대라는 당이 내세운 3대 원칙을 관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모두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공적연금 강화라는 중대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합의의 전제가 된 실무기구 합의에 대해 "그냥 실무기구가 아니다. 책임질 위치에 있는 분들이 다 사인했다. 전문가그룹에서 다 사인한 것이다"면서 "그걸 알고 여당 대표, 원내대표, 특위위원장, 간사가 합의했다. 청와대가 국회를 들러리로 (여기고), 여당을 수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