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참여연대)는 8일 오전 연산동 참여연대 강당에서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에 대한 사회환원과 공익적 사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 공익 사용" 주장... 441억, 롯데 계열사가 관리
시민들이 쓰지 못한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요금에 대한 관리를 재벌에 맡겨놓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전진영 부산시의원이 부산시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만 확인된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이 441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을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대주주로 있는 운영사가 맡아 이자까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는 이 돈을 사회에 환원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불붙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아래 참여연대)는 8일 오전 양정동 참여연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사용 충전금의 공익적 사용에 부산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을) 하나로카드와 마이비카드의 대주주인 롯데그룹이 보관하고 있다"면서 "이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이 돈이 향후 시민을 위해 사용될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마이비카드를 사용하는 전국 광역지자체는 11곳으로 이들의 미사용 충전금을 모두 합할 경우 롯데그룹이 관리하는 돈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에 대한 관리를 운영사에 맡겨놓아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서울의 경우 교통카드 운영사인 '한국스마트카드'에 시가 1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사업시행합의서를 통해 사회 환원 조건을 2013년 추가했다. 합의서에 따라 서울시는 5년이 지난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금 115억 원으로 공익재단을 만들었고, 재단을 통한 교통 약자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부산시도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섰다. 박진옥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은 "대중교통 활성화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해 미사용 충전금을 사용하는 것을 롯데 측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7월 체결할 예정인 시행협약에 미사용 충전금에 대한 공익 목적 사용을 명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서울의 사례를 참고한 재단 설립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재단 설립뿐 아니라 다양한 공익 목적의 사용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종민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재단 설립이 능사는 아니다"면서 "인건비와 사무실 마련을 위해 고정비용이 나가는 재단보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방법으로 교통 약자를 위해 사용한다면 별도의 경비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 미사용 충전금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오는 19일 부산시의회에서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전진영 시의원과 함께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한 원탁회의를 개최한다. 양미숙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자회견과 원탁회의를 계기로 미사용 충전금의 투명한 사회 환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