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1일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졌던 당내 내홍에 대해 사과했다.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 = 새정치연합)
◈ 與 공무원연금 처리 불발, 野 당 내홍 폭발에 '사과'
11일 여야는 모두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4월 국회 처리가 불발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일 재보선 패배를 놓고 벌인 지도부 간 설전 등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최고위원회의에 대해 '사과'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국민께 약속드린 6일 처리 되지 못한 것에 대해 이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 처리 무산 직후, 공개 사과문을 발표한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 말씀 드리고 야당을 설득해서 협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경우 4월 재보선 패배로 인한 당내 갈등이 곪을 대로 터져버린 지난 8일 최고위원 회의는 '봉숭아 학당', '막장 드라마'라는 조롱까지 받아 이날 문재인 대표뿐 아니라 물의를 일으킨 유승희 최고위원까지 고개를 숙여야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들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 당을 대표해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면서 새로운 모습 거듭나는 계기 삼겠다"면서 "최고위원회의 모든 발언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개인적인 발언이 아니다. 당을 대표해서 드리는 발언"이라며 "그런 만큼 당의 입장에 서서 더 공감 받을 내용과 정제된 표현으로 할 것을 당부 드린다"고도 지적했다.
문 대표는 "오늘 주 최고위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이 지금 이 시간에도 진행 중이다. 주 최고위원이 하루 빨리 당무에 복귀해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와 최고위원직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최고위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그 의무를 부여받고 약속한 것"이라며 "특히 주 최고위원은 호남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도 공백이 크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위해 함께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복귀를 촉구했다.
특히 문 대표는 "친노·비노, 친노 패권주의라는 분열 프레임을 못 넘으면 우리에게 승리는 없다"며 "문재인은 '친노 수장'이라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일 주승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노)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이라고 생각한다. 제갈량이 와도 우리 당내 갈등 해결을 못하겠지만 제갈량의 공개, 공정, 공평이란 '3공 정신'을 되새긴다면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했다.
이에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결에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말하자, 주 최고위원은 "치욕"이라며 "저는 사퇴하겠다"고 곧바로 회의장을 박차가 나갔다. 당의 내홍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순서에서 어버이날임을 상기시키며 고 백설희씨의 '봄날은 간다'를 불러 참석자들을 당황케 했다.
이와 관련해 유 최고위원도 이날 "지난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의도와는 달리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사분오열 새정치, 비노계 대안 없이 '문재인 사퇴' 합창
4월 재보선 패배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사분오열 위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동교동계를 비롯한 박지원 의원과 비노계 주승용 최고위원이 재보선 패배 책임으로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데 이어 김한길 전 공동대표까지 11일 나서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결단을 압박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5곳의 재보선이 치러져 미니총선이라 불린 7·30 재보선에서 공천 논란을 일으키며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이날 문 대표가 이날 주 최고위원의 당무 복귀를 촉구하면서 '선출직 최고위원의 의무'를 강조한 것을 겨냥해 "문 대표가 선출직 지도부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지도부의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건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 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참패 이후 사퇴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선출직의 의무만 강조하는 건 보기에 참 민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지난 7일 문 대표와의 만찬 회동을 언급,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주자는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저는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문 대표의 결심이 서고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면 그때 연락을 달라고 말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은 과연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위기가 위기인 걸 모르는게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아무리 어려워도 부단히, 총·대선 승리의 길을 찾기 위해 몸바쳐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