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與 '재협상'vs野 "협상권 가져와라"

野 일각, 기초연금 연계 나오자 유승민 "언제든지 협상"

청와대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반대로 무산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이미 여야 합의를 이룬 개혁안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야당의 비판과 압박에 반발할 수도, 청와대의 여론전에 동참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14일 야당 일각에서 ‘공적연금 강화’차원의 기초연금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어서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미지수다.

새정치연합은 연일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소득대체율 50%인상을 명시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청와대 반대로 여야 합의를 파기한 새누리당을 겨냥 "협상권부터 찾아오라"며 압박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에서 소득대체율 50%인상 문제와 관련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오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새로운 입장을 정리한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본회의 때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결렬됐지만 당분간 물밑대화에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소득대체율 인상을 반대하는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당정청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논의하면서 공무원연금법과 국민연금에 대한 향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여야와 정부, 공무원단체가 이뤄낸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청와대의 반대로 불발된 것을 거듭 비판하며 사회적 대타협을 지켜야한다고 압박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끝에 이뤄낸 약속이자 합의"라며 "합의를 지키는 것이 연금개혁의 시작이다. 20세기 초 극심한 사회적 갈등에 시달리던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스위스를 구한 게 바로 이 사회적대타협기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나라를 구할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그 책임은 명백히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며 "여당은 박 대통령의 기에 눌리지 말고, 박 대통령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국회를 같이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는 책임에 동참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새누리당을 향해 "여당이 마치 청와대에 숙제를 검사받는 어린아이처럼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가 있는 협상권부터 찾아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원내수석은 청와대를 향해서도 "청와대에 분명히 경고한다"며 "국회는 청와대의 자판기가 결코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문을 보면 실무기구의 합의를 존중한다고 돼 있다"며 "실무기구 합의문에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한다고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속은 못 지키지만 여야 합의를 깬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