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총기난사 <사진: YTN 뉴스 캡처>
'예비군 총기난사'
서울에 위치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예비군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자살한 가해자의 옷에서는 이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시 37분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23살 예비군 최모 씨가 다른 예비군을 향해 총기를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동원훈련 이틀째인 이날 예비군들은 25m 거리의 '수준 유지' 사격 훈련에 임했다. 당초 군은 '영점조준' 사격이었다고 발표했으나 수준 유지 훈련으로 말을 바꿨다.
최 씨는 맨 왼쪽에 있는 1번 사로에 자리를 잡고 K-2 소총과 탄알 10발을 지급받아 사격을 실시했다. 표적을 향해 1발을 쏜 그는 갑자기 일어서서 뒤에 앉은 부사수 예비군과 오른쪽 2~5번 사로 예비군들에게 7발을 난사했다. 이후 최 씨는 자기 머리에 1발을 쏘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씨가 쏜 총을 맞고 쓰러진 예비군은 총 4명. 이들 중 박모(24) 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고, 중상이었던 윤모(24) 씨도 이날 밤 숨졌다. 다른 부상자 황모(22) 씨와 안모(25) 씨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역시절 최 씨는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당시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소속 부대를 수차례 옮겨다녔고 우울증 치료 전력과 인터넷 중독 증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씨의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서는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나왔다. 12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최 씨의 유서에는 "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같다.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으로 돼간다. GOP 때 다 죽이고 자살할 기회를 놓친 게 후회된다. 수류탄, 총 그런 것들로 과거에 했었으면 하는 후회감이 든다. 내일 사격을 할 때 다 죽이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한편 이번 일로 육군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사격장에는 20개의 사로가 있는데 일부 총기가 고정돼 있지 않은 사로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적으로 예비군 사격 훈련에서 지급하는 탄알은 영점사격을 포함해 9발이지만 이번 훈련에는 10발이 지급된 점도 논란이 됐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10발씩 주면 탄알 개수를 세기 편해서 이번 훈련 부대에서 편의상 10발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