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세율을 올리는 이른바 '증세론'을 제안했다.
세수 부족이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세입여건도 현재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상태다.
20일 KDI가 발표한 '2015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재정정책은 당분간 예산상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세입여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장 올해도 세입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 1% 경제성장률이 2조원의 세수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세수결손에 따라 경제성장률도 급격히 떨어질 공산이 크다. 보고서도 세입결손이 재차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세수전망을 현실화함으로써 반복적인 세입결손을 방지하고, 세원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증세'다.
보고서는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등 기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조세부담을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세입결손으로 재정정책의 신뢰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세입여건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시함으로써 조세부담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조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은 세율을 터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조세부담과 관련한 내용은 어느 세목에서 누가 부담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협의를 통해 결론(증세)에 다다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상성장률 하락이 국세수입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세원확대를 위해 경제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한 실질성장률 제고와 적정 물가상승률의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한편 보고서는 "세입여건이 호의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과감한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구조개혁을 촉진하는 한편 자원의 배분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중소기업, SOC, R&D, 복지, 지방재정 등 비효율이 누적된 분야의 재정지출을 '제로베이스'에서 점검하고, 이를 통해 절약된 재원을 경제전반의 원활한 구조개혁을 촉진하는 데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