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비율 타 은행 대비 2~4배 높아
우리은행 "기업여신 비중 타은행보다 높기 때문"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부실한 여신취급과 사후관리로 다른 시중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기업여신 가운데 3개월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다른 은행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한국SC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중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자료공개를 거부해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의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고정 이하의 부실여신인 고정(3개월 이상 연체)과 회수의문(3개월 이상 1년 미만 연체), 추정손실(1년 이상 연체)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우리은행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8개 은행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으로 기록됐다. 기업여신 취급과 사후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지난해에는 총 112조4815억원의 기업여신을 집행했으며 이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3.15%로 3조5482억원에 달했다. 부실채권의 비중이 8개 은행 평균(2.20%)보다 0.95%포인트 높았고 가장 낮은 기업은행(1.6%)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2013년은 지난해보다 우리은행 기업여신의 부실 정도가 더 심했다. 108조3582억원의 기업여신 중 4조9054억원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53%에 달했다. 이는 은행 평균인 2.31%의 2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낮은 한국SC은행(1.40%)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우리은행은 2012년과 2011년에 각각 2.37%와 2.28%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8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10년에는 최근 5년 중 부실채권 비중이 가장 컸던 해였다. 우리은행은 당시 106조7633억원의 기업여신을 집행했지만 고정이하여신은 5조3010억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97%로 5%에 육박했고, 가장 낮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인 한국씨티은행(1.65%)의 3배를 넘어섰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부실여신이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대손상각하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2010년에 1조1900억원, 2011년 2조880억원, 2012년 1조7561억원, 2013년 1조5373억원, 지난해 1조2757억원 등 5년간 총 7조8471억원을 대손상각, 즉 떼인 돈으로 처리해 장부에서 지웠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기업금융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여신 많아 부실채권 비중이 높다"며 "최근에는 기업경영환경이 악화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규모는 타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국민은행과 기업은행과는 큰 차이가 없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2011년부터 우리은행보다 기업여신 규모가 더 많았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경영실태평가를 할 때 부실채권 비중 등 건전성 지표를 평가하고 부실채권 비중이 높으면 낮출 수 있도록 지도한다"며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에 대해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