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너무 어려운데…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국세청 직원들이 난데없는(?) 고민에 빠졌다. 6년만에 바뀌는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을 선택하라는 선호도 조사에 무엇을 선택할지 직원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1층에서는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을 선택하는 선호도 조사가 진행됐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이것이 낫다"고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금영수증은 발급 사업은 사업자들의 세원노출을 위해 국세청에서 10여년 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 중 하나로 근로자들에게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라는 당근책을 주며 현금영수증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넌 누가봐도 현금영수증 카드" = 요즘 신용카드는 어느 회사의 카드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플하면서도 디자인 측면을 많이 부각시키지만 지난 2009년부터 발급된 현재의 현금영수증 카드는 누가봐도 현금영수증 카드라는 것을 알 수 있게끔 큼지막한 글씨와 국세청 CI가 특징이다.
이 같은 국세청의 정책에 맞게 현금영수증 카드도 최근 유행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신용카드 디자인처럼 발급하면 좋겠지만 현재의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은 투박하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현재의 현금영수증 카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디자인을 사용,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지만 카드 디자인도 중요시하는 현재의 추세와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고, 결국 국세청은 카드 디자인 교체를 결정했다.
이 결정이 직원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그동안 국세청은 대국민 공모를 통해 카드 디자인을 선정했지만 이번에는 카드 디자인을 하는 업체에 직접 의뢰해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납세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의 카드로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에 새로 나온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을 접한 국세청 직원들은 앞서 나왔던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이었다.
A안은 국세청의 CI(Corporate Identity)가 들어간 금속 느낌의 소재 및 색상을 사용한 디자인이었고 B안은 별, 다이아몬드, 네잎클로버 등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으로 희망, 행운 등을 상징했다.
이번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은 그동안 현금영수증 카드에 큼지막하게 써 있던 '국세청'이나 '현금영수증' 같은 글자는 사라지고 요즘 유행하는 카드 디자인처럼 감각적인 면을 많이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A를 선택한 당신은 나이 든 사람?" = 새로 교체될 현금영수증 카드 디자인 시안. A안을 선택한 직원들은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직원들로 국세청 상징물인 무궁화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B안을 선택한 직원들은 비교적 젊은층으로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했다.
이에 맞게 직원들도 어떤 디자인을 선택하면 좋을지 의견이 분분했다.
A안을 선호하는 직원들의 경우 국세청 CI가 들어가 국세청이라는 글자가 카드에 없어도 국세청과 관련된 현금영수증 카드라는 것이 드러나 좋아보인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현금영수증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가 아닌 국가에서 발급하는 카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세청이 발급한 카드라는 드러나야 하고 국세청 CI의 모형인 무궁화를 상징해 한국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의견으로 대부분이 연령대가 비교적 있는 층에서 택했다.
반면 B안을 선택한 직원들은 요즘 추세에 맞게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답했으며 대부분 젊은 직원들이 이를 선택했다.
A안을 선택한 직원들은 B안의 디자인에 '국세청'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B안을 선택한 직원들은 A안 디자인에 굳이 국세청 CI를 넣어야 하냐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팽팽한 의견처럼 선호도 조사도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A안 60%, B안 50%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선 국세청은 본청 뿐 아니라 지방청이나 세무서의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본 뒤 다각적으로 검토해 오는 하반기 중에 카드 디자인을 교체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나이가 좀 있는 직원들은 A안을, 젊은 직원들은 B안을 선택하는 추세였다"며 "지방청 선호도 조사까지 할 예정이지만 선호도 조사만으로 디자인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