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로 만들어 지고 있는 세무사회보가 낯 뜨거울 정도의 원색적인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다.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만들어 놓은 비정상적 세무사회을 뜯어고치겠다며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판에 뛰어든 조용근 전 세무사회장이 공격대상이 됐다.
세무사회는 5월18일자로 발행된 세무사회보 6면과 7면 등 2면을 할애, 장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세무대학세무사회(이종탁), 세무법인협회(안수남), 여성세무사회(김겸순)는 회원들을 기만하지 말고 현혹하지 말라!!]
기고자는 현직 한국세무사회 부회장(경교수)이다.
현직 부회장이 제29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조 전 회장과 러닝메이트 부회장 후보, 지지를 선언한 세무사회원들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경 부회장은 "2년전 정구정 회장의 3선을 반대하던 이들이 조용근 전 회장을 회장 후보로 추대했다"며 이들을 세무사업계의 대분열을 조장한 무리들로 몰아 세웠다.
경 부회장은 조 전 회장의 나이(70세)까지 들먹이는 한편 조 전 회장이 '자신을 비방할 경우 3, 4배 응징할 생각이다'라고 언급한 부분을 지적하며 "북한이 한국정부에 하는 섬뜩한 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우스꽝스러운 일은 조 전 회장의 나이를 들먹인 경 부회장 본인의 나이가 70세(1946년 출생)로 조 전 회장과 동갑이라는 사실이다.
수 년 전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이 노인들에 대한 잘못된 언급을 했다가, 속된 말로 한 방에 '훅' 간 전례가 있었다.
정 전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었다고 울며 해명했지만, 용서받지 못했다.
하지만 경 부회장은 작정이라도 한 듯(?) 교묘히 나이를 언급하며 인신공격을 했다.
다음 면(8면)에는 유재흥 현 세무사회 전산이사가 나섰다.
[고사(枯死) 직전의 한길TIS 경영정상화 시켜 2015년부터 이익난다]
유 이사는 기고문을 통해 대놓고 조 전 회장을 깎아내렸다.
특히 조 전 회장이 출마 기자회견 당시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해명한 내용(한길TIS 주식 양도)을 버젓이 끌어다 비판했다.
요지는 조 전 회장의 주도로 만든 한길TIS는 신기루였고, 조 전 회장은 한길TIS가 어렵게 되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동료 세무사에게 양도하려다 무산됐다는 내용이다. 진실 여부를 떠나 당사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것이 사실인양 조 전 회장을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글의 말미에는 아니나 다를까(?) 이런 상황에도 불구, 정구정 회장의 노력으로 한길TIS가 살아났다는 '정구정 찬양'을 곁들였다.
이쯤 되면,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이 언급했던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말 밖에 안 떠오른다.
세무사회보는 매년 2억원이 넘는 회비가 투입되어 제작된다.
발행인은 정구정 현 회장.
회무와 관련한 주요 사항들을 회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만드는 세무사회보의 취지는 도대체 어디에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월 2회 세무사회 제작시 동원되는 16명의 편집위원들의 역할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미 세무사회보를 통해 정구정 현 회장이 선거에 개입,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후보를 의도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바탕으로 치러져야 할 선거를 비정상적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도 모자라 이런 방식으로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세무사회보 뿐만이 아니다.
현재 세무사회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은 온갖 선거관련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특정 회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해 가며 누구누구의 끄나풀이라는 둥 인신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집행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있다.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내용이 가미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글을 삭제하던 모습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의 글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임의로 삭제하겠다'는 세무사회 선관위의 공지사항은 그저 '폼'으로 달아놓았다는 말인가.
2015년 5월27일, 세무사회의 현 주소가 이 모양 이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