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것도 서러운데…회사 눈칫밥까지" =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를 이용한 대학생은 100만명. 이들의 대부분이 원천징수 방식 때문에 회사의 눈치를 보고 있다. 힘들게 대출까지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바늘구멍인 취업문까지 통과했지만 학자금 상환 방식으로 고통받았던 미생들. 하지만 개정안 통과로 이제는 1년분을 선납하거나 2회로 분할납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학자금 상환으로 회사의 눈치를 봐야했던 수십만의 사회 새내기(직장인)들이 이제는 눈칫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
국세청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함에 따라 매월 원천공제했던 학자금 상환 방법을 선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ICL)는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대출하고 원리금은 소득이 발생한 후에 상환하는 제도로 대출은 한국장학재단이 진행하며 소득에 따른 의무적 상환은 국세청이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학자금 대출을 받던 대학생이 취업을 하고 일정 소득이 발생하게 되면 원천징수의무자(회사)가 학자금 상환 대상자의 월급에서 상환액을 원천징수 해 납부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원천징수 방식의 경우 담당직원이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회사 규모가 작거나 학자금 상환 대상자가 1~2명의 불과한 회사의 경우 상당한 부담이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특히 원천징수의무자가 학자금 상환액을 원천징수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돼 대학을 졸업해 갓 취업한 신입직원들은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실제 국세청 상담센터에는 학자금 상환 원천공제 문제와 관련한 민원이 전체 민원의 60%(7만건)을 차지할 정도로 불만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원천징수가 싫다면 대출받은 학자금을 한꺼번에 일시상환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회에 갓 발을 들여놓은 직장인 입장에서 대출금을 한 번에 갚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개정안은 채무자가 원천공제금액 1년분을 한 번에 납부하거나 2회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원천공제를 하는 중간에라도 잔여분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개정안이 통과됨이 따라 채무자가 더 이상 회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을 뿐 아니라 국세청의 업무 부담도 덜게 됐다. 그동안 취업 후 학자금 신고안내는 근로장려금과 종합소득세 신고 등이 몰려있는 5월에 진행돼 업무가 가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근로소득만 있는 직장인 뿐 아니라 사업 등의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기존에는 신고납부 방식으로 학자금을 상환했지만 이제는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 간편하게 고지액만 납부하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인기 국세청 학자금상환과장은 "앞으로는 채무자도 대출받은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직접 상환할 수 있어 더 이상 회사에서 눈치 받지 않고 사생활도 보호된다"며 "국세청도 매년 5월 신고안내에 따른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대신 상환서비스 향상 및 장기미상환자와 체납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