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법인세율 인상 논의, 왜? = 야당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낮췄던 법인세율 다시 재환원 시키자는 움직임이 거세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기업경영 활동을 위축시켜 오히려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세법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회의실.
'법인세율' 조정을 둘러싼 논란이 재차 수면 위로 부상했다.
그동안 법인세율을 조정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기업경영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복병으로 작용,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도 법인세율 인상 논란 자체가 기업의 투자결정 등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법인세율 조정에 '군불'을 때며 논의를 전면에 이끌어내고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논의 테이블은 6월 임시국회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법인세를 포함한 세입 확보방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는 데 정부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법인세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세율 조정에 전향적인 입장은 정부에서 보였다. 실제 정부는 지난 5월 임시국회에서 '법인세를 포함한 세입 확보방안을 보고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핵심은 법인세 과세체계 및 세율 조정.
현재 법인세 과세체계는 3단계 과표구간에 최저 10~최고 22%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우선 야당은 법인세율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억원 이하 기업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2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 기업은 22%로, '500억원 초과' 기업은 25%로 각각 2~3%포인트 인상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명박 정부에서 낮춘 법인세율을 원래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법인세율을 다시 환원할 경우, 5년간 약 25조원을 상회하는 세수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새누리당은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법인세 감면 제도를 대폭 축소했고, 올해부터 기업소득환류세도 새로 시행되기 때문에 실질적 법인세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논리다. 여기에 세계 각국 역시 조세경쟁 차원에서 재정건전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세입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는 했으나, 당장 법인세율 인상은 취하지 않을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3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야당은 법인세를 올리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법인세가 낮아지는 추세에서) 어떻게 우리만 올릴 수 있느냐"고 밝히면서 야당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더욱이 가뜩이나 잠재성장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세율인상 등 '증세' 기조를 띈 대책을 발표하면서까지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자세를 취할리는 만무하다.
법인세율 조정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의 여지는 또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법인세 과표구간을 현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표구간을 단순화할 경우 법인세율 자체가 낮아질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 정부안이 도출 되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난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