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속눈썹은 여성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살짝 내리깔 때 그늘이 질 정도로 짙은 속눈썹은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일등공신이다. 마스카라가 불티나게 팔리고, 속눈썹 연장센터가 거리마다 보이는 것은 이같은 속내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엔 인위적인 시술이나 자극적인 화장에 의존하는 것보다 집에서 속눈썹 영양제를 바르며 내 자신의 속눈썹을 튼튼하고 길게 만드는 게 대세다. 마스카라 바르듯 영양제를 슥슥 문질러주는 게 관리의 전부다.
속눈썹 영양제는 약 5년전 속눈썹을 자라게 하는 녹내장 안액 루미간의 비마토프로스트 성분으로 만든 의약품 ‘라티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급속도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속눈썹 영양제는 크게 ‘속눈썹 증모제’와 ‘속눈썹 영양제’로 분류된다. 증모제는 라티쎄처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이다. 속눈썹 숱이 부족하거나 옅은 감모증 치료제로 8주 정도 사용하면 속눈썹이 눈에 띄게 길고 풍성해진다.
다만 안구건조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증모제는 식품의약품의 시판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처방 후에 구매할 수 있다. 약국 판매가는 대략 15만원선으로 비싸다.
속눈썹 영양제는 말 그대로 본래 속눈썹에 펩타이드와 비타민 등의 영양분을 공급해 모근과 속눈썹의 큐티클을 더 튼튼하게 하는 화장품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증모제에 비해 가격대가 훨씬 저렴하다.
영양제는 속눈썹이 현재 자신의 속눈썹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측면이 강하다. 모발과 마찬가지로 영양이 부족하면 속눈썹도 약해지고 쉽게 빠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영양제만으로 속눈썹을 기르는 효과가 있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이들 영양제 엔 대부분은 비타민E, 알란토인, 콩 펙틴, 탄닌, 미네랄 등 털이 나는데 필요하다고 알려진 식물성 성분이 들어있다. 단지 콩, 밀 배아에 함유되어 있는 이노시톨 등의 성분들이 결핍됐을 경우 탈모될 수 있다는 근거에 의한 게 대부분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속눈썹 영양제의 효과에 대해 대머리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발모제를 예로 들며 호르몬제가 들어있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하는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시중에 파는 속눈썹 영양제는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눈과 관련된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눈을 자극해 따가움, 결막충혈 증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평소 마스카라나 제품 성분 일부에 알레르기가 있어 붓거나 자극이 심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거나 염증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영양제가 눈에 들어간 경우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의해 눈물이 나와 이물질을 씻어내지만, 그래도 이물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생리식염수로 충분히 씻어 내는 게 좋다.
고병이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속눈썹 영양제는 눈가에 바르는 만큼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영양제가 눈에 들어가는 것은 대개 화장품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쉽고, 이들 제품의 주원료는 식물성 성분이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방부제가 들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속눈썹 영양제가 눈에 들어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라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이런 경우 눈의 검은자인 동공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시력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