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합격으로 이끌어 준 '부모님 생각'"

▲직 급 : 관세직 7급 손00(여)

1. 인사말

안녕하세요. 2015년 4월부터 서울세관 통관지원과 도라산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00입니다. 공부할 당시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과연 합격할 수 있긴 한 건지 불안하고 답답할 때마다 합경생들의 수기를 읽으며 방향을 잡고 힘을 내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수기를 읽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2. 관세직공무원 준비 계기

대학에서 국제무역을 전공했고 이전 직장에서도 관련이 있는 일을 했기 때문에 다른 직렬보다도 관세청에서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관세청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동기를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관세직'이란 목표를 더욱 확고하게 했습니다. 3년 동안의 탐색기를 통해 감정, 심사, 조사 세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고 이후 한 분야를 선택해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3. 수험생활(슬럼프 극복방법 등)

[정보수집]

가장 먼저 수험생 카페, 학원 사이트, 관련 서적 등을 통해서 합격 수기와 공부 방법을 많이 읽고 공무원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시기별·과목별 공부 방법, 시험 직전 컨디션 관리 방법 등을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들을 따로 모아 두고 공부하는 중간 중간 다시 읽고 잘 하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특히 카페에 있는 공부방법론과 지인이 알려준 7급 합격자들을 보니 대부분이 마지막에는 국어, 영어는 감 유지할 정도로만 하고 암기과목에 집중했다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목표설정]

사이버 국가고시 사이트의 과거 합격자 통계자료를 보고 평균 몇 점 정도를 받으면 합격할 수 있을까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각 과목별 목표 점수를 정해서 크게 프린트한 후 책상 앞에 붙여놓고 공부했습니다.

모든 과목을 100점을 목표로 하는 게 이상적이긴 하지만 7과목을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스스로에게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약한 과목은 목표점수를 80점 정도로만 정해놓고 포기할 부분은 포기하고 공부했습니다. 또한, 모의고사 점수가 다소 낮게 나와도 '이 과목은 80점만 넘으면 되니까'하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줄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번 시험에서 각 과목의 목표 점수와 거의 일치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장단기계획]

월별, 주별, 일별 계획을 짜놓고 공부했습니다. 크게는 국어, 영어를 먼저 공부한 후 암기과목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습니다. 작게는 매 시간 무슨 과목을 공부할지 정하고 공부했습니다. 매일 아침 책상에 앉아서 하루 동안 공부할 과목과 어떻게 시간을 배분할 지 확인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고 한 주가 끝나면 진도를 확인하고 다음 주 대략적인 계획을 짜놓고 쉬었습니다.

[시험 전 3개월]

매일 국어, 영어 모의고사를 통해 문제풀이 감을 유지하면서 기타 암기과목의 회독수를 높였습니다. 예를 들면 행정법 각론까지 총 6개 암기과목을 순서대로 1주일씩 배분해서 1회독, 다음엔 4일씩 배분해서 1회독, 다음엔 2일식 배분해서 1회독 이런 방법으로 계획을 짜서 실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암기해서 다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버려가면서 양을 줄여서 반복했습니다.

마지막 2주 정도는 각 과목에서 가장 외우기 힘든 부분을 모아둔 자료를 하루에 3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매일 암기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정말 암기하기 힘든 부분도 눈에 익숙해져서 문제를 보면 틀린 부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따로 쉬는 시간도 정하지 않고 스터디도 하지 않고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가끔 너무 힘이 들 때는 드라마나 영화 한 편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국어/영어]

기본 강의 수강 후에는 매일 새로운 기출 혹은 모의고사를 1회씩 풀며 감을 유지했습니다. 국어, 영어 문제를 풀 때에는 가능하면 1회당 20분 안에 풀고 마킹까지 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보통 시험장에서는 20분 이상을 투자하지만, 연습할 때 시간을 촉박하게 하고 풀어야 어느 정도 긴장감도 생기고 실전과 비슷해집니다. 그리고 문법 부분만 반복해서 보며 잘 틀리는 부분, 안 외워지는 부분만 따로 네임카드에 정리해 가며 암기했고 시험 당일 이 네임카드를 가지고 갔습니다.

[암기과목]

기본강의를 들으며 개념을 익힌 후 기출문제를 무한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다만 모든 문제를 다시 푼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아는 지문은 지워가면서 풀었습니다. 남은 부분이 많이 줄었을 때 엑셀에 타이핑을 해서 나만의 OX문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을 다시 풀고 답을 맞출 때 단지 맞고 틀린 것만을 체크한 것이 아니라 틀린 부분, 그 단어에 표시를 하고 왜 틀렸는지 어떻게 하면 맞는 지문이 되는지 고쳐가면서 넘겼습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암기한 지문들은 삭제하고 남은 부분은 다시 풀어보는 방식으로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시험 직전에는 과목별 2~3장 정도의 잘 안 외워지는 OX지문이 남게 되고 시험 당일 아침에 마지막으로 이 자료를 확인하고 시험을 봤습니다.

[스터디]

기본 개념을 1회독 하는 동안에는 스터디 없이 동영상 강의로만 공부를 했고, 그 이후에는 주 1회 토요일 오전에 스터디를 했습니다. 스터디는 실제 시험과 동일하게 시간을 재면서 문제를 풀고 마킹까지 한 후 채점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담당 과목을 정하고 진도를 나눈 후 각자 공부를 하고 간단하게 OX 또는 쪽지 시험지를 만들어와 풀어보는 과정도 추가해서 개인 공부 진도를 조정했습니다. 이렇게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혼자 공부를 하고 토요일 오전에 스터디원들을 만나서 실제처럼 모의고사와 OX 문제를 풀면서 진도 체크, 그 날 오후에는 쉬는 시간을 갖는 방법으로 시험 3개월 전까지 적절한 진도와 컨디션을 유지했습니다.

[슬럼프]

친구들의 결혼 소식이나 예전 직장 동기들의 승진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과 함께 한동안은 공부가 안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겠다고 집에 있는 딸을 보는 부모님 마음은 어떠실까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가 지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전 3개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그 전까지는 공부 내용이 머리에 안 들어오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쉬어가면서 스트레스를 조절했습니다. 처음부터 계속 빡빡하게만 하다가는 중도에 너무 지칠 수도 있습니다. 꾸준히는 하되 강약조절을 해가면서 공부한다면 큰 슬럼프는 피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4. 과목별 공부 방법

[국어]
기본 강의 분량이 많아서 독해, 문학, 한자 부분을 제외하고 들었습니다. 어문규정 부분이 어렵고 점수가 나오지 않아 B선생님의 어문규정 강의를 추가로 수강했습니다. 이후 두 교재를 처음부터 정독하면서 어문규정 부분을 손 글씨로 따로 정리했고, 여기에 암기법과 오답노트를 더해서 이 자료를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표준어나 맞춤법 부분을 모두 외우려고 하기 보다는 많이 나오는 단어나 헷갈리는 부분 위주로 확실하게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독해, 문학 부분은 따로 공부하지 않고 모의고사를 통해서 새로운 지문을 빠르게 읽고 정확히 푸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영어]

영어 역시 독해부분은 제외하고 L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이후 기본서를 다시 처음부터 정독하지는 않았고 S선생님의 실전 영문법 교재를 통해 문제를 풀면서 막히는 부분을 기본서를 찾아서 보았습니다. 교재를 여러 번 풀면서 반복해서 틀리는 지문들과 모의고사에서 틀린 지문들을 따로 타이핑해서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이렇게 틀린 문제를 다시 풀고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확인하고 그 부분의 기본서를 다시 확인하면서 문법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독해는 매일 모의고사를 풀고, 풀면서 내용이 어려웠거나 답이 불분명했던 독해 문제는 다시 자세히 읽으면서 중심문장과 문제의 답이 되는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런 문제는 따로 표시해두었다가 한 달 정도가 지난 후에 다시 풀면서 지문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국사]

기본 강의를 모두 들었지만 방대한 분량에 흐름을 잡기가 어려웠고 계속해서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암기할 것은 암기했지만 여전히 감이 잡히지 않고 어려웠습니다. 이에 S선생님의 간추린 한국사 강의를 듣고 큰 흐름을 잡고 세세한 내용을 암기했습니다. 
 
만약 국사를 다시 처음부터 공부한다면 처음부터 긴 분량의 기본강의를 듣기 보다는 짧은 흐름 위주의 강의를 듣고 여러 번 반복해서 흐름을 먼저 완벽하게 외운 후에 기본강의를 수강하며 세세한 부분을 보충할 것입니다. 

[헌법]

처음 강의를 들으면서 저와 가장 맞지 않는 강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참고 듣다보니 H선생님의 강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면서 수험에 적합하다는 게 이런 거를 말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철저하게 강의에서 외우라는 부분만 외우고 버리라는 부분은 버렸습니다. 그리고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끝까지 안외워지는 지문을 따로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요약서를 보면서 아는 부분을 지우고 남은 부분을 반복해서 보는 방법으로 양을 줄여서 공부했습니다. 정족수나 기간 등 숫자 부분은 요약서 뒤쪽에 정리된 부분을 시험 직전 매일 보았고 시험 당일 아침에도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행정법]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행정법 과목은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무작정 암기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다소 헷갈리는 문제가 나와도 강의시간에 설명을 떠올리며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기출문제만 반복해서 풀어놓으면 충분히 고득점이 가능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세법]

기본강의와 법령집 강의를 수강 후 법령집을 반복해서 정독했고, 암기법을 네임카드에 옮겨 적어서 들고 다니면서 외웠습니다. 숫자나 대통령령, 기획재정부령 등 안외워지는 부분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관세법을 다운받아 그 부분만 따로 모아서 외웠습니다. 단지 눈으로만 외우지 않고 법령에서 외워야하는 부분을 비운 후 직접 써보는 방법으로 암기했습니다.

[무역학]

관세직을 목표로 한다면 공부하기 가장 애매한 것이 무역학입니다. L선생님의 무역학만 하기에는 불안하고, 다른 교재까지 공부하기에는 정해진 범위가 없어서 양이 한없이 많아집니다. 저 또한 불안한 마음에 대학교재 등 이런저런 다른 자료들을 기웃거렸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남들 하는 만큼 즉, L선생님 무역학까지만 제대로 하고 나머지는 운에 맡기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절약하는 시간을 헌법이나 행정학 등 투자대비 가득점수가 확실한 과목에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5. 면접 준비

[PT 학원 + 스터디]

PT 면접과 인성 면접으로 나누어서 PT 부분은 L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만들어서 실제 시험과 똑같은 시간과 순서로 발표용지를 작성하고 질문과 답을 하고 인성면접까지 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다른 스터디 팀과 함께 새로운 사람들 앞에서 면접을 연습하며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계속해서 모의면접을 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PT발표를 하고 대답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실제 면접에 도움이 됩니다.

6. 전하고 싶은 말

돌이켜보면 필기시험 직전 2주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어차피 이번 시험에는 안 될 거 같은데…이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있나, 그냥 포기하고 다음시험 때 열심히 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것도 경험이고 다음 시험에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노력한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험생 분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반드시 합격하실 수 있습니다. 두서없는 글인데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