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탐앤탐스(대표 김도균)가 최근 4년치 감사보고서를 한 날짜에 일괄 정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사실을 은폐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 회계투명성 수준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12월 결산 과부하로 인한 부실감사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케이스여서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법인들의 꼼꼼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탐앤탐스는 지난해 7월 16일자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치 손익계산서를 일괄 수정해 공시했다. 이처럼 외감법인이 한꺼번에 4년치 감사보고서를 일괄 수정한 케이스는 흔치 않다는 것이 회계업계의 지적이다.
■ 특수관계자 김도균 대표와의 내부거래 사실 은폐 ‘의혹’
이번 탐앤탐스의 4년치 감사보고서 일괄 정정은 지난 2013년 이 회사에 대한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 과정에서 특수관계자인 김 대표와의 거래 내역이 지적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탐앤탐스의 영업이익은 2010년 정정전 70.1억원에서 64.3억원으로, 2011년은 72.6억원에서 66.9억원, 2012년은 64.2억원에서 57.2억원, 2013년엔 61.2억원에서 49.2억원으로 줄었다.
동시에 동일한 금액이 판관비 지급수수료 항목에 추가 계상되고, 그 상대계정으로 영업외수익 잡이익 항목에 잡힌 것으로 분개 처리됐다. 또한 동일한 금액을 특수관계자인 김도균 대표와의 거래 내역에 추가로 기재해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회계처리 내용이 바뀐 이유는 단 하나, 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100%보유)인 김도균 대표에게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를 누락시킨 때문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탐앤탐스는 지난 2010년 회사의 물류 처리 계열사인 엠디레몬트리의 지분 100%를 김 대표로부터 25억1500만원에 인수한바 있으나 이 사실도 공시하지 않았다.
탐앤탐스가 김 대표와의 거래 사실을 은폐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탐앤탐스 관계자는 “김 대표와의 거래 은폐는 사실이 아니며 종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회계처리 원칙으로 회사와 대표이사 사이의 채권(대표이사 대여금)과 채무(상표권사용료)를 서로 상계하는 방식인 순액법으로 처리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순액법을 적용해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회사 측 주장이 올바른 회계처리였다면 지난 세무조사 이후에 그동안 적용해오던 순액법 회계원칙을 버리고 총액법으로 변경해 굳이 4년치 손익계산서를 정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탐앤탐스 관계자는 “당사가 적용한 회계원칙이 순액법이든 총액법이든 과세소득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으며 세무조사결과에 따라 정정공시를 필수적으로 진행할 이유도 없다”면서도 “이번 회계처리 방법의 변경은 회계감사인의 의견을 수렴한 사항”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대형회계법인의 조세전문가는 “이같은 회계처리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두 당사자간 채권채무 내용이 대여금과 상표권 사용료라는 회사 측 주장이 맞다면 이를 지급수수료와 잡이익으로 각각 회계 처리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즉, 상표권 사용료의 성격은 비용이어서 지급수수료에 추가한 것은 맞지만 대표이사 대여금은 성격상 수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잡이익으로 회계 처리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표이사 대여금 외에 수익으로 처리 할 수 있는 또 다른 거래가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 가능성으로 대여금 이자 또는 대여금채무에 대한 면제이익 등이라면 잡이익으로 회계처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세무조사 결과가 손익계산서를 정정 공시해야할 사유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회사나 감사인이 굳이 창피함(?)을 무릅쓰고 정정공시를 단행했다는 사실은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계대상 채권채무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세무조사에서 상표권 사용료에 대한 귀속 소득 주체가 김도균 대표이므로, 실제 소득 귀속자에 따른 회계처리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탐앤탐스에 대해서는 김 대표에 대한 원천징수의무 불이행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탐앤탐스 측의 거래사실 은폐 및 불투명한 회계처리에 대한 의혹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