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렇게 같이 늙어간다" = 8일 세무법인 석성 옥상에서 진행된 조용근 세무사회장 후보 선거캠프 개소식은 그의 '포용의 리더쉽'이 돋보인 자리였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정구정 회장을 격려하며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8일 세무법인 석성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 서초빌딩 옥상.
저녁 여름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운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제 막 세무업계에 발을 내딪은 파릇파릇한 새내기 세무사부터 세무사 업계에서 이런 저런 활동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있는 중진 세무사까지, 조용근 세무사회장 후보(이하 조 후보)의 출정식을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과 얼마 전 세무사회보를 통해 조 후보의 '나이'를 들먹이며 공격한 동갑내기 경교수 현 세무사회 부회장도 참석했다.
왜 3선 도전에 나섰는가, 에 대한 당위성에 대한 홍보가 덜 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 조 후보는 이 부분을 먼저 꺼내들었다. 선거대책 부본부장을 맡은 이종탁 세무사(현 서울세무사회 부회장, 세무대학세무사회장)는 조 후보의 출마 경위를 상세히 소개했다.
비정상적으로 변질된 세무사회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화합하는 세무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는 사실을 간절한 목소리로 개소식을 찾은 내외빈에게 호소했다.
건물 옥상이라는 독특한 장소선택만큼이나 이날 개소식은 딱딱함보다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조 후보는 유력 인사들을 대거 동원한, '세력과시형' 개소식 보다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눈에 띄는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가며 개소식 행사를 진행했다.
조 후보와 16년 지기로 알려진 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정태기 총장은 조 후보의 부름에 연단에 올라 "조 후보와는 벌써 16년 지기다. 그는 남의 일을 한다"며 "좋은 일과 올바른 일, 정의로운 일을 한다. 남을 위해 자신의 돈과 시간을 쓰는 '불나방'같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장은 "7~8년 전부터 가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조 후보의 도움이 컸다. 2년 뒤 그를 총장으로 모실 생각인데, 조 후보를 (세무사회에서) 2년만 쓰고 돌려달라. 이를 약속받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의 왕성한 봉사활동을 오랜 기간동안 옆에서 지켜봐온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도 조 후보에게 한껏 힘을 실었다.
최 목사는 "오랜 세월을 바쁜 와중에도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는 것을 보고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며 "조 후보의 별명은 '나눔전도사'다. 이분이 세무사회장이 된다면 세무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원 공인회계사회장도 연단에 섰다. 세무사회장 후보 선거캠프 개소식에 공인회계사회장이 참석한 것은 강 회장이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없다.
강 회장은 "법인들의 신고검증을 세무사들이 맡아서 한다면 국가재정수입, 조세수입도 올라가고 세무대리인들의 수입도 올라가서 좋은 것 아닌가"라며 "이 친구(조 후보)가 당선되면 꼭 그것을 함께 힘을 합쳐 이루고 싶다"고 당부했다.
◆…"청년세무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세요" = 이날 조용근 후보 선거캠프 개소식에서는 최은경 세무사가 청년세무사들을 대표해 조 후보에게 청년세무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것을 건의하고 나섰다. 이에 조 후보는 회비절감으로 청년세무사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회비를 삭감할 것을 약속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청년세무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나온 최은경 세무사는 청년세무사들에 대한 회비감면, 멘토링 등을 호소하고 나서 박수를 받았다.
긴 시간 동안 선후배 및 동료, 지인들의 응원메시지를 들은 조 후보는 자신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조 후보는 "어떤 분들이 나보고 노망난 것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 말을 듣고 잠이 오지를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노망도 노욕도 아니다. 1%도 사심이 없다. 회원들이 세무사회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고백하길, 절대로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나는 대학도 제대로 못나온 사람이다. 그래서 타인의 명예를 존중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들의 돌쇠, 마당쇠가 되겠다. 도와달라"라고 덧붙였다.
최근 세무사회보에서 자신의 3선을 비판하는 기고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 후보는 "얼마 전에 세무사회보를 본 뒤 잠을 못잤다. 선거이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지만 선거가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간 이후로 공정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에게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 우리 이렇게 같이 늙어간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신광순, 안수남 부회장 후보도 출전에 앞서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신 후보는 "긴말 않겠다. 조 후보를 모시고 상식이 통하는 세무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 참석한 정구정 회장에게 격려의 말씀을 드려야하는데 불편한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며 "답은 현장에 있다. 정 회장은 3700명 회원들을 만나 지혜를 얻었다고 하는데 그 절반만 만나도 지혜를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