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 이틀째를 맞아 청문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9일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경제관련 분야 질의를 받고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진땀을 뺐다.
황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 날인 이날 야당 의원들은 '공안'검사 출신의 황 후보자에게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은 경제를 살릴 총리를 원하고 있다"며 경제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제통'인 홍종학 의원은 현재 경제 위기 인식과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 수치를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이 "국민들은 경제를 살릴 총리를 원하는데 공안검사 출신이라 우려가 크다.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렵다고 보나"라고 질의하자 황 후보자는 "대외여건이 어렵지만 지표를 보면 내수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한국은행과 KDI, 노무라 증권 등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연초나 지난 해보다 낮춘 점을 꼬집으며 "완만하게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현실과 안 맞는 거 아닌가. 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겠나. (완만한 회복세면) 성장률을 높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황 후보자가 수출 경기와 관련한 질의에 "부진하다.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다소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자 홍 의원은 "(지금)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이런 적이 있나. 지금 말한 게 안 맞는다.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데 언제, 어떻게 좋아지느냐"고 따졌다.
이에 홍 후보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4대 부문에 대한 구조개혁과 조치 등을 취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성과가 나길 위(청와대)에서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단기적 확장부양정책에 대해 "이거 때문에 가계부채가 최대"라며 "한국경제를 흔드는 도박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라고 묻자, 황 후보자는 "아주 짧은 시간에 설명드릴 수 없지만 경제가 어렵지만 미세하게 회복세를 보이니 구조개혁이나 각 분야의 경제 주체들의 경제활성화 촉진을 통해…"라고 기존의 경제정책방향을 되풀이했다.
특히 황 후보자는 자영업자 월평균소득을 제대로 답변을 못해 야당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은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자영업자의 열악한 환경 등을 지적하며 '자영업자 평균소득이 얼마인가'라고 물었고, 이에 황 후보자는 "200만원"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우 의원은 "큰일이다. 147만원이다"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걸 200만원으로 알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가"라고 일갈했다.
'비정규직과 자영업 문제가 매우 심각한데, 정부는 대기업 편만 들어주고 있다'는 우 의원의 지적에 황 후보자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대기업 편만 드는 게 아니라 경제적 약자 지원을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우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그런 식견을 갖고 있어서 걱정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또한 '북한과 우리의 국방비를 비교해보라'는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의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거듭된 답변요구에 황 후보자는 "추측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우리보다는…"이라고 답했고 이에 김 의원은 "우리보다는 당연히 적죠. 대략 어느 정도 됩니까? 우리보다 절반?"이라고 묻자 "추측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정확한 국방비 수치를 밝히지 못했다.
'공안통'인 황 후보자가 비전공분야인 '경제'관련 답변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자,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황 후보자 '감싸기'에 나섰다.
권 의원은 "우리나라는 권한에 비해 총리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다"며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정통하고 혜안을 가지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의원님 말씀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각 부처와 함께 협력해서 그동안의 공직 경험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쪽에 집중해서 전념하겠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