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부진 및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공포 확산 등 겹겹의 악재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금까지 확인된 2분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최근 메르스 확산 사태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심리는 2개월 연속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수준(2014년 5월 105)에 그치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며 소매판매지수와 소비심리지수의 간격은 확대됐다. 홍콩의 경우 지난 2003년 사쓰(SARS)의 여파로 민감소비가 급감해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감소한 사례가 있어 경기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또 4월까지의 광공업생산 흐름 역시 전월비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등 다소 불안정한 회복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경기를 그나마 뒷받침해주던 수출도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는 한편,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교역량의 감소 추세와 저유가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의 여파가 적어도 3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1.50%로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비심리 및 소매판매 부진 등 내수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오는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1.75％에서 1.50％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SC그룹은 9일 '한국, 성장에 대한 조치가 금융안정보다 시급'이라는 리포트에서 "최근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금리인하 압박을 가중해 한국은행이 완화책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추가 금리인하의 장애물로 작용해 온 자본유출 가능성과 가계부채 증가의 의미가 감소한 반면, 경기부양의 필요성은 커졌다며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에 나서는 추세도 금리인하에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2003년 사쓰 사태처럼 메르스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6월 들어 외국인의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기피 현상과 백화점 및 마트 등 소매업 매출 급감 등이 가시화돼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이어져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