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 서명
9월부터 미국에 약 1만 달러(한화 약 1100만원) 이상의 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의 계좌 정보가 국세청에 자동 통보된다.
기획재정부는 주형환 기재부 1차관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에 정식 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정부가 외국과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협정에 따라 한·미 양국 국세청은 매년 9월 정기적으로 자국 금융기관에서 보고 받은 상대국 금융계좌 정보(지난해 말 기준)를 자동 교환하게 된다.
우선 한국 국세청은 미국 금융기관이 보유한 연간이자 10달러를 넘는 한국인 예금계좌 정보를 넘겨받게 된다. 연간이자 10달러를 현 미국 금리로 환산하면 약 1만 달러 정도다.
개인과 달리 미국 내 한국법인은 금액 제한 없이 모든 계좌 정보가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국내 금융회사에 개설된 금융계좌 가운데 실소유자가 미국인 개인일 경우, 잔액이 5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좌를 구분해 관련 정보를 1년에 한 번씩 국세청에 제공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번 협정으로 역외탈세 추적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양국 국세청 간 요청에 의한 정보교환만 가능해 역외탈세 추적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금융자산의 합이 10억원이 넘는다면 본인이 자진신고 대상이다. 하지만 금융계좌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금융계좌 현황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미국의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TCA)'상 원천징수 제재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미국 금융시장에서의 영업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될 전망이다. 협정에 따른 보고의무를 이행하는 국내 금융회사는 FATCA 준수 금융회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외국과 체결하는 최초의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으로서 금융정보를 매년 정기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역외탈세 추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