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기관 검사·제재 규정 개정…9월중 시행
자료거부권 등 금융회사 임직원 권익보호 기준 제정
앞으로 금융사 임직원들은 금융감독원 검사·제재 과정에서 제재대상 해당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게 된다. 또 제재심의위원회 안건을 미리 열람할 수 있고 공정한 발언기회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검사·제재과정에서 금융사 임직원의 권익보호를 강화하고 제재대상자의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금융회사 임직원 권익보호기준(Bill of Rights) 제정 및 제재대상자 반론권 강화를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그 동안 검사 현장에서 금융사 임직원의 권익이 침해되는 경우가 발생해온 데다, 제재절차 상 제재대상자의 반론권 보장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융개혁자문단이 제안한 내용을 토대로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했고, 이 실행방안을 반영한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과 시행세칙의 개정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우선 산재돼 있어 금감원 검사원도 금융사 임직원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권리들을 한 데 모아 금융회사 임직원 권익보호기준을 제정했다.
권익보호기준에는 ▲강압적인 검사를 받지 않을 권리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시 서면으로 통지받을 권리 ▲검사목적과 무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할 권리 ▲영업시간 경과시 검사를 받지 않을 권리, 단 불가피한 경우 사전에 검사 범위와 시간 등을 서면으로 알려줄 것을 요청할 권리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자기 정보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 ▲권익 침해 시 금감원 권익보호담당역을 통해 보호 받을 권리 ▲자기 의사에 반한 확인서·문답서에 서명하지 않을 권리 ▲의견서 제출을 통한 충분한 소명기회를 가질 권리 ▲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권리 ▲검사 및 제재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민·형사소송 등을 제기하는 데 방해받지 않을 권리 등 11개 권리가 명시돼 있다.
금감원은 검사를 실시할 때 검사 현장에서 권익보호기준을 금융사 임직원에게 교부 및 안내하고, 검사권을 오·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검사원 복무수칙에도 명시한다.
아울러 공정하고 투명한 검사진행을 위해 중점 검사사항 안내와 사전예고 통지, 면담 및 자료 요구, 권리구제절차 안내 등 검사원이 준수해야 할 검사 단계별 구체적 실천사항을 검사원 복무수칙에 명시한다.
금융위는 또 제재대상자의 반론권 강화를 위해 제재대상 해당 여부를 임직원이 미리 알 수 있도록 제재심 부의예정사실을 검사 종료일 90일 이내에 통보하고, 사전통지 시에는 위규 행위사실과 제재 예정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통보하도록 했다.
이밖에 제재심 안건에 대해 열람권을 보장해 반론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재심 과정에서 금감원 검사역과 대등한 발언기회를 갖도록 운영방식도 개선한다.
단 금융시장 안정과 수사의 밀행성 보장, 증거인멸 등 관련 조사에 심각한 장애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열람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제재대상자에게 관련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사과정에서 금융사 임직원 관리를 명문화해 감독당국의 검사권 오·남용에 대한 자기규제를 강화하고 제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수용가능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부터 다음달 20일까지 검사·제재규정 및 시행세칙 변경예고를 실시한 뒤 8월 말 금융위에서 심의·의결해 9월 중 제재대상자 반론권 강화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