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 찡했던 서기관 임명장 수여식…가족들 '뭉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불안감도 잊을 만큼 행사장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행사가 시작하자 곳곳에서는 눈물을 훔치거나 먹먹함에 훌쩍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11일 오전 10시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는 160여명의 복수직 서기관 승진자들과 그 가족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메르스 여파로 사람 많은 곳은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겨났지만 이날 국세청사 만큼은 해당되지 않는 듯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3살 꼬마아이까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새벽이슬을 맞으며 세종시까지 달려온 이유는 자랑스러운 서기관 승진자 임명장 수여식 때문.

3층 대강당 앞에 걸려있는 서기관들의 옛 추억이 담긴 학창시절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최근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이들이 지금의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던 가족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승진자 가족들은 국세청에 당당하게 걸려있는 자신들의 사진을 보며 어색해하면서도 뿌듯해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행사장 앞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세종시대 첫 서기관,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쓰여있는 현수막은 '서기관'이 되기까지 십수년 혹은 이십여년을 국세청에 몸 바쳤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게 만들기 충분했다.

행사가 시작된 후, 상영된 박광종 부가가치세과 부가1계장의 인생 스토리는 장내에 있는 가족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줬다. 어려웠던 학창시절 가족끼리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결혼을 하고 또 다른 가족이 탄생했던 스토리를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이를 보던 다른 가족들은 마치 나의 얘기인 것처럼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38명의 서기관 승진자들이 '대통령'이 박힌 임명장을 받을 때는 내 가족, 네 가족 할 것이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임환수 국세청장이 임명장을 받고 자리에 앉아있는 서기관 승진자들을 일으켜세워 가족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라고 할 때는 가족들이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임 국세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축하인사를 먼저 건넨 뒤 고위관리자로서의 자세와 책임감을 강조했다.

임 국세청장은 "서기관은 고위관리자로서 권한도 있지만 책임감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앞으로 하는 말이나 행동이 개인적인 의미가 아니라 국세청 관리자가 하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변함없는 자기관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세청에서는 메르스 여파로 내부적으로 이날 행사를 축소 혹은 취소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세종시 이전 후 개최하는 임명장 수여식인만큼 기존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승진자와 가족들은 오찬을 함께 했다.  .banner_box_wrap{display: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