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시작과 더불어 각 기업 재무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바로 법인지방소득세(이하 지방소득세) 신고 방식의 개정으로 인해, 지방소득세를 신고하는 데에 전 보다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보다 면밀한 지자체 세원 확보를 명분으로 삼은 본 개정은 그 안분 규정에 있어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지방소득세의 계산은 지방세법에 따라 산출세액을 계산하고, 이를 사업장 별로 안분한 다음에 공제감면세액과 가산세액, 그리고 기납부세액 등을 반영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각 사업장에 대해 산출세액의 명확한 귀속을 따지지 않는 것은 사업장 별로 세무상 소득의 귀속을 명확하게 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법에서는 각 사업장의 면적과 종업원 수를 고려한 안분 산식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무상 소득의 귀속을 따지고 있다.
한편 2015년부터 시중은행은 기업예금계좌의 이자소득에서 법인세뿐만 아니라 지방소득세까지 원천징수한 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이 금액은 지방세법 상 '특별징수세액'으로, 납부처가 관할 지자체라는 점을 제외하면 법인세법의 원천징수세액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별징수세액은 지방소득세 계산에 있어 기납부세액의 역할을 한다. 각 사업장에서 안분한 산출세액을 받으면, 그 사업장 지역의 특별징수세액을 차감해 지방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문제는 산출세액과 특별징수세액 간 안분 방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언급했듯이 산출세액은 간접적인 귀속을 따지고, 특별징수세액은 직접적인 귀속을 따진다.
가령 A라는 회사가 서울사업장, 부산사업장을 가지고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서울사업장에서 기업예금계좌를 운용하고 있다면, 서울특별시에서 얻은 이자소득은 지방소득세 계산방식 상 안분산식을 거쳐 서울사업장과 부산사업장으로 나뉜다. 그러나 서울사업장의 이자소득에서 원천징수 된 특별징수세액은 오롯이 서울사업장에서만 차감되는 것이다.
즉 서울사업장의 지방소득세 유효세율은 낮아지고, 부산사업장의 유효세율은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개별 사업장이 운용하는 계좌가 지방소득세 계산에 얼마나 영향을 주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자체 수준에서 볼 때는 심각한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다수 기업의 본사가 서울특별시에 위치하고, 자금운용 역시 서울 본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특별시의 지방소득세 세원은 타 지역과 나누면서, 지방소득세 지출 성격인 기납부세액 차감액은 모조리 서울특별시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즉 각 지자체 간 조세 재원 배분 상의 왜곡이 발생하게 되는데, 조세 쓰임의 형평을 중요하게 따지는 우리나라 정서상 이는 결코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징수세액도 법정 안분 산식을 거쳐 차감해야한다.
물론 각 사업장 별로 산출세액의 귀속을 명확하게 따지면 좋겠으나,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하다.
각 사업장에 대한 징벌, 혜택 성격을 대변하는 가산세 규정과 공제감면세액은 안분하지 않더라도 특별징수세액의 모체가 되는 소득과 그 기납부세액의 계산 방식은 서로 동일하게 두어야하는 것이다.
윤근 공인회계사(EY한영 세무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