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4%→50%, 최저자본금 1000억→500억으로 규제 완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제외…해외자본 진출 가능
산업자본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막고 있었던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는데다 최저자본금 규모도 하향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내놨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산업자본도 50%까지 은행 지분을 보유 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산업자본(비금융조력자)은 은행 지분을 4% 이상 초과 보유할 수 없어 인터넷전문은행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인터넷은행에서 핀테크 등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ICT기업 등 산업자본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금융위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은산분리 제도의 큰 틀을 유지한 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다만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61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해외자본은 차별없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수준까지만 완화해 타 주주들의 견제기능을 유지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해 경제력 집중 논란을 불식시켰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대주주와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대주주와의 거래 규제는 강화했다. 대주주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5% 및 지분율 이내에서 자기자본의 10% 및 지분율 이내로 축소했다. 또 대주주 발행 주식 취득은 금지하도록 했다.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한 최저자본금도 하향조정됐다. 현재는 시중은행 기준으로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최저자본금으로 1000억원이 있어야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 활성화와 점포가 없는 특수성을 감안해 절반 수준인 500억원으로 낮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 규제는 일반 은행과 동일하게 적용하지만 초기 부담 완화를 위해 BIS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일반은행에 적용되고 있는 BaselⅢ 대신 BaselⅠ 기준을 적용하고, 유동성 규제(LCR)도 특수은행 수준인 60%를 우선 적용한다.
또 건전한 시장거래질서 유지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명의무와 공시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광고제한 등 여러 영업행위 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전산설비 구축은 외부위탁이 가능하도록 했고, 신용카드업 영위도 허용한다. 계좌개설 시 실명확인은 영업점포가 없는 특수성을 고려해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을 허용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절차는 기본적으로 은행업 인가심사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사업계획의 혁신성 ▲주주구성과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에 기여 ▲해외진출 가능성 등을 인가 심사시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산사고 발생 시 적절한 대응체계와 유동성 부족 시 대주주의 적절한 자금공급계획 유무 등 보완적인 심사기준이 추가된다.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구체적인 인가매뉴얼을 오는 7월 배포해 신청희망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 핀테크, 금융계, 학계, 소비자, 법조계, 재무분야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를 오는 9월부터 운영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금리 및 수수료 인하 효과와 은행간 경쟁 촉진, 핀테크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모바일을 통한 원스톱 금융서비스 등 점포 방문 없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새로운 경쟁자와 차별화된 사업모델 출현으로 전반적인 은행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2단계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는 현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 1~2개 시범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단계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한 은행법 개정안을 다음달까지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한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3개월 이후 시행되기 때문에 인가 신청 접수 및 예비인가 승인 등을 거쳐 내년 말 본격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