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소득수준이 높은 중장년층 대신 20~30대 젊은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카드사들이 미래잠재적 고객인 2030세대에서 정체기에 놓인 카드산업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등은 2030세대의 소비성향에 알맞은 맞춤형 카드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젊은층의 오감을 만족시킬 각종 문화공연 이벤트로 소비자에 다가서고 있다. 삼성카드는 대학생 등 젊은이들과 소통을 늘리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카드업계가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은 소비활동이 왕성해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고객군인 중장년층은 주거래카드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소비도 한정적인데 반해 2030세대는 자신의 취향에 알맞는 카드를 찾기 위해 이동이 잦으며 소비 스펙트럼이 넓고 또한 왕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사들은 어떻게 하면 2030세대를 최대한 확보해 이들이 중장년층이 되도록 안고 갈 수 있을 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 젊은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카드 출시 봇물
하나카드는 최근 실물없는 카드인 '모비원(Mobi1)'을 선보였다. 모비원은 2030의 입맛을 겨냥한 상품이다.
하나카드는 젊은층의 소비성향을 감안해 모든 카드사용액의 0.8%를 깎아주며 특히 특화가맹점에서 모비원으로 결제 시 최대 1.6%의 할인혜택을 선사한다. 특화가맹점에는 유명 커피전문점과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등 20~30대의 방문이 많은 점포가 다수 포진해 있다.
우리카드는 국내 대형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손 잡고 'YG신용카드 · 체크카드'를 5월 출시했다.
우리카드의 이 같은 행보는 20~30대를 뛰어넘어 10대를 노린 공격적 마케팅이란 평이다. YG의 10대 팬층이 두터운 것을 활용해 YG공연티켓 10% 할인,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할인, 놀이공원 할인, 소속 연예인 자필서명이 들어간 경품제공 등으로 10대와 그들 부모세대까지 아우르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030을 위한 상품인 'KB국민 청춘대로 베이직카드'를 출시했다. 2030의 소비성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 카드를 설계했다.
5월 말 선보인 'KB국민 청춘대로 티타늄카드'의 경우 베이직카드와는 달리 고객에게 쇼핑업종과 음식업종의 할인혜택을 동시에 모두 제공한다. 청년들의 해외여행이 빈번해짐에 전월 이용실적을 따져 김포 · 인천공항 라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그룹 유통망과 연계해 카드상품을 내놨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협업해 만 14~35세 고객 대상으로 '영(Young)카드'를 발급 중이다. 롯데카드는 이에 신규로 가입한 고객에게 다양한 기념품을 증정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240여개 영패션 상품을 영카드로 구매하면 롯데포인트 0.5% 추가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BC카드는 지난달 '바로Pay카드'를 공개했다.
이 카드는 온라인 쇼핑몰과 터치형 단말기가 설치된 전국 5만여개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전월 이용실적 20만원 이상인 고객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 편의점 이용 시, 통신 3사 요금 자동납부 시 각각 10%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30의 소비패턴을 꿰뚫은 상품이다.
업계 전문가는 "신선하고 세련된 카드상품명은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며 "상품명만큼이나 톡톡 튀고 참신한 서비스를 품은 카드를 많이 내놓는 카드사가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문화공연 컨테스트 등 문화코드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문화공연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현대카드는 오래 전부터 문화공연 마케팅에 힘쏟고 있다.
현대카드는 수년 전부터 슈퍼콘서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비욘세, 폴 매카트니, 스팅 등 월드스타 뮤지션들의 공연을 도맡아 왔다. 또 2005년에는 슈퍼매치라는 타이틀로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VS 비너스 윌리엄스의 경기를, 2006년에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시니어 데뷔무대를 이끌어 냈다.
5월엔 이태원에 음악과 독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뮤직 라이브러리'와 각종 공연행사가 가능한 '언더스테이지'를 개장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그레이트(GREAT)'라는 문화공연 브랜드를 런칭해 2030에 한발 더 다가가고자 노력 중이다.
신한카드는 무용, 재즈 등 희소성 있는 문화공연의 활성화를 위해 LG아트센터와 손잡고 지난 3월 '그레이트 아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5월에는 젊은 인디뮤지션 발굴과 그들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그레이트 루키 프로젝트 2015'를 개최했다. 이는 고객도 인디뮤지션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끔 오디션 방식의 참여형 플랫폼 기반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문화공연 마케팅에 투자하는 이유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카드사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고객에게 끊임없이 어필하면 고객은 카드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 · 발전해 간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2030과 보다 적극적으로 교감을 나누고자 '영랩(Younglab)'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를 작년 3월 개설했다.
삼성카드는 영랩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끼와 재능있는 20대를 뽑아 육성하고자 '영랩 Sing 스타 컨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대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토크콘서트 '삼성카드 톡앤플레이'도 펼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앞으로도 젊은고객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