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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회사가 외국법인이 보유한 특허권 사용 대가를 지급하면서 그 외국법인을 대신해 원천징수한 법인세는 우리나라에 과세권이 없다며 모두 환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최근 미국 국적 회사인 색슨 이노베이션 엘엘씨(이하 LLC)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엘지전자가 LLC에게 지급한 사용료 소득은 한미조세조약에 따른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LLC는 미국 법인으로 미국에 등록된 다수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LLC는 지난 2007년 10월 엘지전자와 엘지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엘지 일렉트로닉스 유에스에이 인코퍼레이티드 등이 LLC의 미국 특허권을 침해했음을 이유로 미국 법원에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사는 2009년 4월 소송의 종료 및 엘지전자에 대한 특허권 사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화해계약을 체결했다.
엘지전자는 2009년 7월 화해계약에 따라 LLC에 대해 특허권 사용과 면책 부제소 특약에 대한 대가로 미화 80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그 중 15%인 약 15억원(미화 120만 달러)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했고, 또 특허권 양도 등에 대한 대가로 미화 150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그 중 15%인 약 2억8000만원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과세당국에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LLC는 2012년 4월 이 화해대가로 지급한 미화 950만 달러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과세당국에 2009년 7월 귀속 원천징수 법인세 전액을 환급해 달라고 경정청구 했다.
과세당국은 "특허권사용료는 엘지전자가 국내에서 사용해 특허권이 등록된 미국 등에 수출한 제품과 관련돼 발생되고 국내에서 지급된 사용료이기 때문에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며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당국은 "미국법인인 LLC가 보유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국외 등록 특허권을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하는 경우 그 사용료소득은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며 과세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우리나라가 미국법인인 LLC의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LLC의 소득이 법인세법 및 한미조세조약에 따른 국내원천소득에 동시에 해당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특허권에 관한 속지주의 원칙상 특허권은 그 권리가 등록된 국가 영역 내에서만 효력이 미치므로 법인세법에서 정한 '특허권의 사용'은 외국법인의 특허권을 당해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에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국내에 등록되지 아니한 특허권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국내에 등록되지 아니한 특허권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정할 수 없으므로, '국외에서 등록됐고 국내에서 사용된 특허권'은 법인세법에서 특허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더라도 특허법상 특허권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엘지전자가 지급한 화해대가 중 미화 800만 달러 부분은 국외에서 사용된 특허권에 대한 대가이므로 법인세법에 따르더라도 미국법인인 LLC의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므로 우리나라에 과세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설령 이 화해대가 중 미화 800만 달러가 미국법인인 LLC의 국내 미등록 국외 특허에 대한 사용료소득이어서 법인세법상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해 우리나라에 과세권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국제조세조정법상 한미조세협약이 우선 적용되므로 과세 여부는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미조세협약의 해석상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 외에서는 특허권의 침해가 발생할 수 없어 이를 사용하거나 그 사용의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을 관념할 수도 없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두18356)"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다.
따라서 "엘지전자가 LLC에 화해대가로 지급한 미화 800만 달러 부분이 LLC의 국내 미등록 국외 특허를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하는 데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사용료소득으로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허권 양도에 따라 지급한 미화 150만 달러에 대한 부분에 해당하는 소득 역시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아 우리나라 법인세 과세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결국 "엘지전자가 지급한 화해대가는 미국법인인 LLC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엘지전자가 납부한 원천징수법인세는 모두 LLC에 환급돼야 한다"며 "과세당국의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해 미국법인인 LLC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3구합134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