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취득세나 등록세가 감면될 것이라고 착각해 납부할 세액을 ‘0’으로 잘못 기재한 세금신고서를 제출하면 불성실신고에 따른 가산세를 물어야 할까?
대법원은 “취득세와 등록세의 납세의무자가 그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한 산출세액을 정당하게 신고한 이상 감면세액에 관한 판단을 그르쳐 최종적으로 납부하여야 할 세액을 잘못 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취득세와 등록세의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세법상 납부불성실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납부하여야 할 세액의 납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제재이다. 이와 달리 신고불성실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이나 산출세액 등을 세법에 맞지 않게 산출하여 신고한 것에 대한 제재이다. 또한 세법은 입법정책 목적에 따라 세목별로 신고의무의 대상과 신고불성실가산세의 산정기준을 다양하게 정하고 있다.
취득세와 등록세의 세금신고서에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하여 산출세액을 계산한 후, 여기에 감면세액을 공제하여 납부할 세액을 계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산출세액까지는 정확하게 계산하였으나, 세법상 허용되지 않는 감면세액을 적용하여 납부할 세액이 없는 것으로 하여 세금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에 적용되던 지방세법은 세법에 맞게 ‘과세표준액에 세율을 적용하여 산출한 세액’보다 납세자가 신고한 산출세액이 적으면, 불성실한 신고가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과세관청은 산출된 세액은 제대로 신고하였으나 감면 여부를 잘못 판단하여 납부해야 할 세액을 잘못 신고한 경우에도 납부불성실가산세와 신고불성실가산세를 관행적으로 부과해왔다.
이에 대해 납세자는 산출세액까지는 정확하게 신고하였으므로 산출세액을 적게 신고한 불성실한 신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신고불성실가산세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지방세법 규정의 문언과 체계상 ‘산출세액’에는 감면세액이 고려되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다시 말해 납세자가 산출세액을 제대로 기재했다면 신고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지방교육세에 대한 신고불성실가산세는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납세자는 납부하여야 할 등록세액의 20%를 지방교육세로 납부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지방세법에서는 지방교육세의 불성실 신고 여부를 판단하는 ‘산출세액’을 납부하여야 할 등록세액의 20%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감면대상을 잘못 판단하여 납부하여야 할 등록세액이 없는 것으로 신고하였다. 이에 따라 지방교육세 산출세액도 없다고 신고하였다. 그러나 세법상 감면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납부하여야 할 등록세액은 존재하게 되고, 이에 따라 지방교욱세 산출세액도 나오게 된다.
이렇게 지방교육세 산출세액이 나오는데도 없는 것으로 신고하였으므로, 지방교육세와 관련하여서는 산출세액을 세법의 규정에 의한 경우보다 적게 신고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지방교육세 신고불성실가산세의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개별 세법에서 신고불성실가산세 부과기준이 되는 신고의 내용을 각각 다르게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개별 세법에서 어떠한 신고내용이 잘못되었을 때 신고불성실가산세가 부과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납세자가 감면 여부를 잘못 판단하여 납부할 세액을 잘못 신고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신고불성실가산세를 피할 수 있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 부과기준이 되는 신고내용을 개별 세법이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대상 판결은 세법의 과세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함과 동시에 신고불성실가산세의 부과기준을 세법 규정에서 찾아야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5.5.28.선고 2014두1250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