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가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보험설계사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메르스의 확산으로 고객들이 만남 자체를 꺼리고 있어 직접 대면을 통해 영업을 벌이는 보험설계사들의 영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농촌 지역은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수확물이 감소하는 흉작이어서 차마 보험가입을 권유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도시와 농촌 할 것없이 전국적으로 보험설계사들의 영업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나주 지역의 우수설계사 A씨는 "농촌의 경우 농사와 더불어 자영업까지 동시에 어렵다보니 돈이 돌지 않아 '제2의 외환위기'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며 "막상 영업을 하다보면 거절하는 빈도가 월등히 높아져 실적과 자신감이 모두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월초에나 볼 수 있었던 낮은 실적이 월말 실적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설계사들은 이처럼 보험 영업이 어려워진 데는 정부도 한 몫 했다며 볼멘소리다.
정부는 메르스와 관련해 선제적 대응은 커녕 허술한 초기 대응으로 일관하며 감염자의 발생을 뒤 쫓는 데 급급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을 접촉하며 벌이는 영업활동이 사실상 어려울 정도로 위축되고 말았다.
가뭄에 대한 대처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가뭄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며 '가뭄위기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 하지만 한국농어촌공사와 각 지자체가 제각기 다른 매뉴얼을 내놔 혼란만 가중시키는 바람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촌에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 불똥이 고스란히 농촌지역 보험설계사에 튀고 있는 셈이다. 보험설계사들의 시름은 이래저래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짐을 싸는 설계사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메르스가 조기에 진정되고, 늦었지만 장맛비가 내려 보험설계사들의 갈라진 마음을 적셔주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