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감칠맛 나게 말을 잘하는 옆자리 김과장님. 아주 유머러스하거나 자극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말을 청산유수처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김과장님과 대화를 하고 있으면 사람들은 즐거워하면서도 도움이 되는 대화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인지 회사 사장님께서도 김과장님을 중요한 자리에 대동하고 싶어 하실 만큼 총애합니다.
흔히 사회 생활을 잘한다는 사람들이기도 하는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의 숨은 무기 중 하나를 알려드려 볼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깊이’가 느껴지게 하는 것입니다.
깊이를 더하면서도 대화의 감칠맛을 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이 바로 ‘정의내리기’ 기법입니다. 정의내리기 기법은 일상의 사물과 현상에 대해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현재 나의 상황을 무엇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지금 이 시대는? 자동차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으로 말이죠.
우선 정의내리기 기법을 활용함에 있어 그 첫 번째 적용점으로 바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 정의내리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방송인 A씨는 한때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공익성과 재미, 교양과 예능을 아우르는 사람 중심 방송인 A!"
자기 자신을 소개함에 있어 평소 A씨가 보여주는 화려한 언변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자는 그 소개 문구를 보며 A씨가 컴퓨터 앞에 앉아 한참을 고민하고 다듬었을 장면이 떠오릅니다.
내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타이밍에서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여야 할까. 어떤 표현이 나를 가장 잘 정의하면서 동시에 내 자신에 대한 약속일까 라며 말이죠
이렇듯 어떤 사물과 현장에 대해 혹은 상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무엇인가를 인식시키기 위해 그 대상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표현하는 기법을 '정의내리기'라고 합니다.
이미 생활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지만,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는 SP&S컨설팅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여 이론화·체계화한 특별한 방법입니다.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의를 잘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본질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있어야합니다.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더해져야 깊이가 더해갑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함에 있어 감칠맛을 내고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겠죠.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기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요즘 눈에 띄는 CF copy가 있습니다.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이다. 그럼으로 L을 입는다는 것은 가장 스타일리쉬한 자기소개를 한 셈이다."
우리 회사의 브랜드 옷을 입는다는 것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를 간결한 문장으로 그리고 함축적으로 표현한 문구입니다. 패션을 자기소개라고 하는 비유를 통해 정의를 내린 훌륭한 문장입니다.
이번에는 화장품 회사가 화장품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담아 광고한 사례입니다. R이라는 화장품 회사의 건물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We sell ( )!
( )안에 어떤 단어가 있을까요?
대부분은 Beauty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Hope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화장품을 바른다는 것. 고객이 새 화장품을 산다는 것은 고객에게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름다움이나 젊음보다는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정의를 내린 것입니다. 이 회사의 화장품은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으로 많은 여성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정의내리기는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이 있습니다. 외국의 어느 택배회사는 청각장애인이 택배 업무를 한다고 합니다. 고객들의 불편이 예상될 수 있지만 분명 사회적으로는 가치 있는 일일 수 있겠습니다.
이 택배회사는 이러한 가치를 사람들에게 택배원의 유니폼 뒷면에 쓰인 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능성을 배달합니다!"
정의내리기에는 상대에 대한 관점도 있지만 중요한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내가 어떻게 나의 직업에, 판매하는 상품에, 고객의 상황에 정의를 내리느냐입니다. 이 정의내리기에 따라 나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여러분의 직업에 다른 이름의 정의와 의미를 부여해보시기를 권해봅니다. 본질에 접근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직업에 대한 나의 생각 또 원하는 방향 등을 떠올리시게 될 것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니라 핵심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정의내리기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올리시기를 바랍니다. 정의내리기는 직업적 소명이나 대인관계 및 생각훈련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정의내리기 기법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경랑 대표
- 교보생명 지점장
- 여성신문사 칼럼리스트
- 한국생산성본부 SMAT 자문역
- 한국 코치 협회 전문 인증 코치
- ㈜ 퍼시스 SE 아카데미 자문 위원
- 현) SP&S 컨설팅 공동 대표
<저서>
- 세일즈커뮤니케이션 스킬12
- SMAT 국가공인 자격시험 교재 저술, SMBA 컨텐츠 서비스 제작 총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