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대주주 다우기술 '은산분리' 규제로 2차 목표
대우증권 "매각 앞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기타 증권사,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범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도 산업자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시점을 겨냥해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 발표 직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상설운영에 들어갔다.
8명으로 구성된 TF는 9월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를 추진하고, 10~11월 심사와 12월 예비인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추진 방향을 논의 중이다.
TF 관계자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 구축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미래에셋증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ICT기업 등 혁신성 있는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온라인 주식매매의 선구자인 키움증권은 올 초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은산분리라는 장애물에 활로가 막혔다.
키움증권의 대주주는 다우기술로, 1054만2003주를 보유해 총 47.7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키움증권은 1단계 시범인가를 받는 것을 포기하고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는 내년 상반기 2단계 인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산업자본 규제를 받지 않아 후보군으로 손꼽혔던 교보증권은 신사업 진출로 인한 이익과 손실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설립을 하면 대출 등으로 수익구조는 다양화될 수 있지만 은행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신선한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며 "일본도 다이와증권만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증권사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도 주관부서에서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 여부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체제로 가게 된다면 산업은행이 있고, 매각이 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내부구조가 바뀔지 몰라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한국투자·메리츠종금증권 등은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고, 하나대투와 신한금투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계열사 은행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핀테크의 하나로 온라인 금융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그룹으로서 사업영역을 확대할 기회를 노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데다 수익성에 대한 확신도 없어 아직은 미온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