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들 노리는 당국의 '칼날' =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조세당국이 세무사들의 탈세조력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징계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왼쪽은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한 국세청, 오른쪽은 어진동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탈세 조력 행위가 만연하는 세무사 업계에 대한 관리감독 수위를 크게 강화하겠다는 방침아래 조세당국의 물밑 발걸음이 제법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임환수 국세청장이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이 원천적으로 탈세 개입을 할 수 없도록 방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관련 단체(세무사회, 공인회계사회)에 요구한데 이어 정책당국인 기획재정부가 탈세 조력 세무사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실신고확인제도 시행 이후 징계를 받는 세무사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세무사회 등 세무대리인 단체 입장에서는 정책당국의 행보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일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세무사법상 성실의무규정을 어기고 의뢰인의 탈세를 돕다 적발된 세무사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이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세무사들에 대한 징계수위를 더 강화해 탈세 행위를 조력한 세무사가 줄어들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를 거듭할수록 탈세조력 세무사들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부당한 세무대리 행위로 징계처분를 받은 세무사들의 숫자는 올해 상반기만 따져도 이미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사실 탈세 조력 세무대리인 문제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
세금을 어떤 형태로든 줄이고 싶어하는 성숙되지 못한 납세자들의 납세의식이 그들로부터 일감을 수임받아 수입을 얻는 세무대리인들의 직무 도덕성을 철저하게 지키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조세제도와 세무행정의 문제점에서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세무대리 업계 참여자들인 세무사 및 공인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이 견지하고 있는 시각이다.
또 한편에서는 세무대리인들이 과도한 '수임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스스로 수임대상 납세자들에게 탈세 조력을 암묵적으로 제안하고 있으며, 관리감독의 범위와 수위가 근본적으로 넓고 강하지 않기 때문에 '경각심'이 엷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국세청장이 세무대리인 단체장들에게 방지책 마련을 주문한 것과 기재부가 탈세 조력 세무대리인에 대한 징계수위 강화(ex : 세무사징계양정규정 강화)를 검토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탈세 조력의 주체를 세무대리인들로 정부가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세무대리인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은 국세청이 가지고 있으며 징계권한은 기획재정부(세무사징계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법 세무대리인 징계 체계가 이원화되어 있는 부분을 통일시켜야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세무사회, 공인회계사회 등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세무대리인들의 불법행위 단속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징계수위는 현재의 수준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징계권한의 이양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임환수 국세청장이 방지책 마련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무사회 등은 형식적인 청렴교육 이외에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무사들의 탈세 조력 행위 개입을 개선해 달라는 국세청장의 요구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관련 단체에서 의무적으로 방지책을 내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감독 기관이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