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상 '성실의무규정'을 어기고 의뢰인의 탈세를 돕다 적발된 세무사들의 숫자가 최근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무대리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세무사의 성실한 직무수행을 의무화한 세무사법이 '있으나 마나한' 법이란 비판의 목소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들은 16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세무사가 직무를 거짓 또는 불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했을 경우에는 성실의무 위반으로 기획재정부 세무사징계위원회에 회부, 징계철퇴를 맞게 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날이 갈수록 징계 받는 세무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징계처분을 받은 세무사는 10명에서 2011년 55명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이후 2012년 11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3년부터는 39명, 2014명 51명 등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올해 6월까지 징계자 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여섯 차례 열린 세무사징계위원회에서는 세무사법을 위반한 85명의 세무사에 대해 직무정지, 과태료 등의 징계사항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들어 세무사 징계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이유가 있다.
국세청이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의 탈세 조장 사실을 적발하고도 제재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는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되면서부터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세 등 1억원 이상의 탈세를 도와준 혐의가 있는 세금대리인 74명을 적발하고도 절반이 넘는 38명에 대해 기획재정부 세무사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세무대리인들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에 '결함'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세무사가 수익금액을 고의적으로 누락하거나,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납세자의 탈세를 조력한다면 건전한 납세풍토 조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군다나 세무사들의 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처벌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