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언청이로 일컬어지는 구순구개열은 구강 주위에서 발생하는 선천적 장애 중 하나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배아가 발육하는 과정에서 좌우 입술과 입천정 부위가 양쪽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해 적절한 시기에 가운데서 합쳐지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 장애가 생길 경우 구순구개열이라는 선천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구순구개열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발육성 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적인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며, 약물 등에 의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구순구개열의 분류와 발생빈도
구순구개열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구순열 : 입술 부위에만 기형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편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구개열 : 입천정 부위에만 기형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입천정의 가운데에 나타나게 된다.
구순구개열 : 입술과 입천정에 동시에 기형이 발생하는 경우이며, 편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구순열과 구개열이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구순구개열의 형태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빈도는 약 1000명당 1명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태아에 대한 검사가 정밀해져서 과거보다는 출산 비율이 많이 저하됐다.
구순구개열 환자의 문제점
1. 기능적인 문제점
구순구개열 환자는 복합적인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은 저작과 연하, 발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치열이 가지런하게 배열되기 어려우며, 치아교합관계가 잘 맞지 않는 부정교합을 대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물을 씹는데 어려움이 크다.
음식물을 삼키기 위해서는 앞쪽에서 입술이 꼭 다물어져서 입안에서 음압이 형성되어야 목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구순구개열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기전이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음식물을 삼키는데 매우 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입술과 입천정에 부딪치는 혀의 움직임에 의해 조음이 되는데, 이 역시 장애를 받기 때문에 발음이 새고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청력의 문제가 구순구개열과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언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2. 얼굴 골격 성장에 있어서 문제점
구순구개열 환자의 치료는 수술을 통해서 입술과 입천정의 균열을 없애줘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상처 또는 흉터(scar)이다.
이러한 흉터는 인접 조직에 수축력을 발생시키게 되며, 골격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때문에 구술구개열 환자에서 위턱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결과가 많이 있다.
특히 구개열의 수술은 위턱의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해 주걱턱 양상으로 얼굴 모양이 성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얼굴 골격 성장의 장애는 구순구개열에 의한 저작, 발음, 연하 등의 기능적인 문제점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얼굴 모습의 부조화를 초래하는 심미적인 문제점을 초래하기도 한다.
3. 심미적인 문제점
구순구개열이 있는 경우 치아가 제대로 배열되기는 매우 어렵다.
치아 배열 공간이 부족하며, 치아 맹출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치아가 안만들어지는 경우도 많고, 설사 치아가 모두 만들어 졌다 하더라도 치아 맹출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자리로 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매우 삐뚤빼뚤한 치열로 인해 심미적인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으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골격 성장의 장애로 인해 얼굴 모습에서도 문제점이 발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 심리적인 문제점
구순구개열 환자는 눈에 잘 보이는 얼굴 부위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해 사회 생활의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다.
이는 비단 환자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 환자의 부모에게서도 볼 수 있다. 환자의 부모들은 구순구개열 환자에 대해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순구개열 환자의 치료
구순구개열 환자의 치료는 나이에 따라서 몇단계로 나눠 생각해 볼 수있다.
유아기 : 구순구개열이 있으면, 아이가 젖을 먹기가 힘들다. 따라서, 가능한 조기에 구순열을 치료해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후 10주 정도에 구순열 수술을 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구순열 수술은 구강외과 의사가 담당한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 교정과 의사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가담하게 된다.
수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균열된 부위를 모아주는 것이 좋다.
교정과 의사는 구강내 장치를 사용해 균열된 부위를 서로 모아주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를 alveolar molding(치조골 조형)이라고 한다.
이 과정과 동시에 구순열에 의하여 낮아진 코 부위도 같이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를 naso-alveolar molding이라고 한다.
구개열의 수술은 구순열보다는 좀 더 늦은 시기에 한다. 보통 1~2살 정도에 하게 되는데 너무 일찍 하게 되면 위턱의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너무 늦게 하게 되면 발음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골격의 성장과 발음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에 구개열 수술을 하게 된다.
소아기 : 치아가 맹출할 무렵이 되면 교정의사가 구순구개열 환자의 주치의가 된다. 구순구개열 환자의 치아의 맹출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부정교합이 거의 대부분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위턱의 성장 저하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정의사는 위턱의 확장 또는 위턱의 전방 성장 유도 등 가능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용하게 된다.
발음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다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한다.
청소년기 : 청소년기가 되면 부정교합을 개선하기 위하여 교정의사는 본격적으로 교정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단지 심미적인 문제를 개선한다기 보다는 저작과 발음, 연하라는 기능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교정치료라고 할 수 있으며, 심미적인 문제점도 상당히 많이 개선된다.
청소년기에는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구순구개열이 있을 경우, 송곳니가 맹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치아는 잇몸뼈가 있어야만 맹출할 수 있다. 그러나 구순구개열 환자의 경우 송곳니 부위에 잇몸뼈가 없어 송곳니를 맹출할 수 없다.
이 시기에 반드시 송곳니 주위 잇몸뼈 부위게 골이식 수술을 해주어야 송곳니가 제대로 맹출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는 구강외과 의사와 교정의사의 협진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성년기 :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걱턱 등의 골격적인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분들이 있다.
이러한 경우 수술교정치료를 통해 골격적인 문제점과 부정교합을 개선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성장이 완료된 시점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야만 할 수 있다.
골격적인 문제점이 남아있는 구순구개열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교정치료를 통해 기능적인 문제점과 심미적인 문제점, 아울러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적인 문제점까지도 개선할 수 있다.
그 외에 입술에 대한 추가적인 성형수술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할 수 있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교정의사는 구순구개열 환자의 유아기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한 달에 1~2회씩 진료를 담당하므로 교정의사를 구순구개열 환자의 담당 주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얼굴 골격의 성장과 발육을 잘 이해하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줄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교정의사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순구개열 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구순구개열 환자를 바라보는 우리 나라의 사회적인 시선은 그다지 성숙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순구개열을 치료해야 하고 치료할 수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우선 환자 본인과 보호자분들의 심리적인 위축이 두드러진다. 외국의 경우 유명한 영화배우 중에도 구순구개열 환자가 종종 있다.
환자 본인과 보호자분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사회와 대면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구순구개열 환자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끼거나, 놀림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순구개열 환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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