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녀를 적게 갖는 것이 일반적인 사회 풍경으로 자리 잡으면서 피임을 고려하는 부부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피임은 남녀 중 어느 한 쪽만 실시하는 것보다 양쪽이 동시에 실시할 때 더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경구피임약 복용, 자궁 내 피임기구 설치, 체외사정, 배란주기법 등의 방법이 있지만 확실한 피임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체내에 기구를 설치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따른다. 그러나 남성은 정관수술을 받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영구적인 피임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관수술은 정관을 잘라 양 끝을 봉합하여 정자의 이동을 차단하여 인위적으로 불임을 유발하는 수술을 말한다. 수술이라는 표현이 거창하게 들리지만 실제 시술시간은 10분 남짓으로 매우 짧다. 짧은 수술시간에 비해 피임효과는 90% 정도로 콘돔만큼이나 높다. 최근에는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서 정관만 밖으로 꺼낸 뒤 절제하고 봉합하는 방식인 무도정관수술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무도정관수술은 피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으므로 시술 후에 따로 피부를 봉합할 필요가 없고, 흉터가 크게 생기지도 않아 최근 정관수술을 희망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혹시라도 정관수술을 받았다가 뒤늦게 임신계획이 생기면 정관 복원술을 받으면 되는데, 수술에 사용되는 실이 머리카락보다도 가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사전에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비뇨기과인지 여부를 충분히 따져보고 내원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원주 맨남성의원 류문철 원장은 “많은 남성들이 피임을 생각하면서도 성행위 시에 쾌감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콘돔 사용을 꺼리곤 한다. 정관수술은 콘돔처럼 성기에 무언가를 씌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쾌감이 떨어질 염려가 없다. 다만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즉시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닌데, 이미 생성된 정자가 밖으로 나오기 위해 몸속에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관수술을 받더라도 15회 가량 사정을 한 뒤에 비뇨기과에 방문하여 무정자증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그 후에는 안전한 성관계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류 원장은 이어 “한 번 정관수술을 받았다가 늦둥이를 볼 생각에 비뇨기과를 찾아 정관복원술을 받는 사례도 있다. 다만 이 때 임신확률은 정자가 배출되는 비율보다는 다소 낮은 6~7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사전에 자녀계획을 신중히 수립하고 정관수술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일시적인 피임효과만을 얻고자 한다면 정관수술과 복원수술을 잇달아 받는 것보다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콘돔을 착용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