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연결 마이너스 통장 대출 5년간 2배 늘어
신학용 "체크카드 가계부채 억제대책 세워야"
과소비를 줄이기 위해 등장했던 체크카드가 은행들의 대출 세일즈에 이용되면서 오히려 가계부채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연결된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최근 5년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7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마이너스통장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쓰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8조5755억원에서 16조642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은 복잡한 대출서류나 은행 방문 없이 필요할 때마다 인출해 사용하고 여윳돈이 생기면 다시 채워 넣는 구조로,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별도의 통장을 만들지 않고 월급통장이나 기존 계좌에 마이너스통장에 대한 약정을 추가하면 된다. 또 마이너스 통장에 연계된 체크카드도 시중은행에서는 특별한 제한 없이 발급되고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통장은 신용대출보다 이자가 0.5~1.0%포인트 높은데다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이자가 복리로 계산돼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1분기 17개 시중은행의 신규대출 기준 마이너스 통장의 평균금리는 연 5.26%에 달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최근에는 연 2%대의 신용대출까지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고금리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전북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가 7.66%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각각 7.39%와 6.59%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계좌 잔액을 알려주는 알림메시지 이용률도 저조했다. 지난해 기준 체크카드 고객 중 알림메시지를 신청한 고객은 38.7%에 그쳤다. 씨티은행(11.8%)과 SC은행(13.5%), 기업은행은(10.4%) 2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객이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계좌잔액이 부족하면 마이너스통장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알림메시지를 받지 못하면 통장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는지 여부와 대출금과 이자가 얼마나 불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신학용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을 쓰기 위해 체크카드를 발급받은 사례가 포함됐다 하더라도 체크카드 연계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5년간 두 배로 늘어난 것은 가계부채 증가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취지를 살려 가계부채 억제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