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규모 따라 매각에 악영향 미칠 수 있어"
성공적인 민영화를 기치로 출범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체제에 난제가 거듭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최근 세무조사까지 받게 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차질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7월 중 매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은행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무조사까지 들이닥쳐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한 선행조건인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매각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말 1만원을 넘기던 우리은행의 주가는 그리스 사태와 메르스 여파로 8일 9460원까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낮은 주가를 이유로 매각 추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 4조6000억원을 성공적으로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은행 주가가 1만4500원을 넘겨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 주가는 그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설상가상으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겹쳐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 6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1국 소속 조사요원들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파견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1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적으로 받는 정기 세무조사"라며 "특별 세무조사가 아닌 사전 통보를 받은 세무조사"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민영화를 다섯번째 시도하기에 앞선 상황이어서 이번 세무조사의 결과에 따라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금융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 세무조사이기는 하지만 4개월에 걸쳐 은행 전반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 세무조사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불법행위가 포착되거나 고액의 추징금이 부과될 경우 우리은행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공적자금 회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세치센터장은 "기업의 세무조사는 심리적으로 네거티브 요소가 있다"며 "추후 추징금 규모에 따라 매각 추진 시 할인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세무조사가 매각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정도로 큰 이슈가 아닐 수 있지만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