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사진: MBC>
크림빵 뺑소니
만삭의 아내가 있던 20대 가장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했던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고인에게 징역 3년형이 선고됐다.
8일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문성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길을 건너던 강모(29)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차량 등)로 구속 기소된 허모(37) 씨에게 징역 3년의 선고를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인적이 뜸한 장소에서 무단횡단을 시도한 피해자의 잘못도 인정되지만 사고 장소까지 별다른 장애물이 없어 피고인이 전방 주시만 잘했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피해자 유족이 선처를 요구했으나 바로 자수하지 않고 경찰수사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점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판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19일 만에 검거됐기 때문에 사건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정확히 추정할 수 없고 검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수치를 제시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추산하는 계산법이지만 술의 양, 음주 시간, 체중 등의 변수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나온 계산이라 법정에서 공신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허 씨는 자수한 뒤 경찰에 뺑소니 사건 전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당시 허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62%였다고 공소장에 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위드마크 공식에만 의존하면 극단적으로 당시 피고인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처벌 기준에 못 미치는 0.035%로 추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술을 마셨다는 피고인과 회사 동료들의 진술이 있는데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항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피해자 강 씨가 사고 당시 임신 7개월 된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들고 귀가하다 변을 당해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라고 불렸으며, 검찰은 허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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