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로 김무성, 野와 논의…이종걸 "SOC예산 삭감"
'거부권 정국'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로 '일단락'된 가운데, 이제 국회는 7월 임시국회 주요사안인 메르스·가뭄 피해 대책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
특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로 인한 국회 마비사태에 대한 원인제공자임에도 조속한 추경 처리를 압박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편성된 예산을 꼬집으며 메르스·가뭄 피해에 집중적으로 추경 편성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자체 추경안을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경제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날(8일) 사퇴한 유 원내대표로 인해 원내사령탑이 공석인 상황인 점을 의식하며 "추경안 처리와 관련한 여야 협상을 진행하는 원내대표 자리가 중요한 만큼 후임자를 빨리 선출해야겠지만 그때까지 조해진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제가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 관련 상임위는 오늘부터 당장 심의에 나서야 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심의를 마쳐야 한다"며 "야당의 대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보이콧' 했던 유 원내대표 체제가 막을 내리자, 추경 관련 '당청 협의'를 재개할 뜻을 시사해 조만간 당청 소통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메르스·가뭄 피해 추경 편성안 심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복수극'에 휘말려 민생 실종이 걱정 된다"며 "총선용 선심 추경을 거르고 졸속 추경이 아닌 메르스·가뭄 피해 지원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메르스가 종결되고 가뭄이 극복되고 경기침체 탈출을 위한 노력들이 국회 앞에서 정산되지 못한 청구서처럼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여당이 권력투쟁에 빠져 헤어 나오지 않고 있으니 야당이라도 일하라고 명령했다"며 "이번 추경은 메르스 가뭄 피해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용 선심 추경 예산 1조 5000억원 가량이 첫 번째 삭감 대상이 될 것"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추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세출구조를 개혁해 법인세 인상 등 세수확장 대책 없는 세입보조 5조 6000억원 추경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해 추경 심의과정의 '험로'를 예고했다.
이어 "정부가 졸속 추경을 할 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각급 병원의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해 전후 복구하듯 메르스 피해를 보상하고 복구 작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우리 당의 추경안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대여협상 파트너인 유 원내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가 말한 헌법 제1조 1항을 읽어보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헌법은 박 대통령이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국정철학의 교과서"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