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개혁안 채권단에 제출…독일, '채무탕감 불가'지만 여지 남겨

'그리스 개혁안 채권단에 제출'

그리스 정부가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그리스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그리스 정부는 개혁안을 채권단이 요구한 시한에 맞춰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에는 의회에 세수 증대와 연금 개혁 관련 법안을 상정해 표결할 계획이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도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이 그리스의 개혁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개혁안의 재정지출 삭감 규모는 2년간 120억유로(한화 약 15조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130억유로(약 16조 2000억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가 지난달 채권단과 큰 틀에서 합의했던 개혁안에서 제시한 79억유로(약 9조 9000억원)보다 40억유로 이상 많은 규모다.

개혁안에는 오는 2022년까지 법정 은퇴연령을 67세로 올리고 저소득층의 추가 연금을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안과 부가가치세 개편, 국방비 축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투표에서 거부했던 채권단의 제안보다 긴축 정도가 심해진 제안이라 그리스 국회에서의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스 연립정부의 다수를 차지한 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내 강경파는 추가 긴축이 조건으로 걸린 3차 구제금융 협상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그리스 측에서 고강도 개혁안이 나와 국내 합의가 이뤄지면 채권단과의 협상이 타결 쪽으로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또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전통적인 채무탕감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으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삭감이 아닌 만기 연장 등을 통한 채무조정에 여지를 남겼다.

한편 유로그룹은 11일 회의에서 그리스의 개혁안을 평가하며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