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좌측 세번째), 김한조 외환은행장(좌측 첫 번째),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좌측 두 번째), 김병호 하나은행장(우측 첫 번째),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우측 두 번째)이 13일 오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전격적으로 합의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은행권 재편, 국민·신한·우리 제치고 자산규모 1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전격 합의하면서 하나-외환 통합법인은 오는 9월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노사간 합의가 성사됨에 따라 조기 통합을 위한 절차를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합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김근용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들과 물밑 접촉 노력을 통해 성사됐다"며 "두 은행 통합으로 어려운 금융환경과 외환은행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양측이 공감하면서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통합법인을 오는 9월 1일까지 늦어도 10월 1일까지 출범하기로 하고 통합은행 상호에는 '외환' 또는 'KEB'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한 합병 후 2년간 인사운용 체계를 출신 은행별로 이원화해 운용하고, 교차발령은 당사자간 별도 합의로 운영하기로 했다.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출신과 지역, 학력 등에 따른 인사상의 불이익 없이 공정한 대우를 하기로 했다.
임금 및 복지후생 체계는 기존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고 임금 인상은 공단협의 합의결과를 최소기준으로 반영키로 했다.
이밖에 노조의 유지 및 분리교섭권을 인정하고, 무기계약직(로즈텔러)의 6급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행하기로 했다. 또 통합논의과정에서 불거진 고소와 고발, 진정, 구제신청 등 모든 법적절차를 취하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그간 누적된 불신을 씻고 철저한 합의이행과 통합은행 발전 및 직원권익 보호를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이날 통합 발표 직후 하나금융은 조기통합에 대한 예비인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금융위도 하나금융의 예비인가 신청을 승인해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노사간 합의를 인가 절차에서 중요한 판단요인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기통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노사간의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관련 인가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돼 왔다.
금융권은 빠르면 오는 22일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예비인가를 승인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가 강조해온 노사 합의가 이뤄진 만큼 시간을 끌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는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것은 바람직하다"며 "합병 예비인가 선청을 접수했고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은행과 외화은행의 합병으로 통합은행이 등장하면 통합은행이 은행권 1위에 올라 판도가 재편된다. 통합은행의 자산규모는 3월말 기준 290조원으로 국민은행(282조원)과 신한은행(260조원), 우리은행(279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