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과정에서 세금을 덜 내기 위한 목적으로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했을 경우 명백한 혐의 입증자료가 없어도 다시 세무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사진)은 23일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제공을 한 납세자는 세무조사 혹은 재조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및 세금탈루 적발 권한을 가진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는 세금탈루 적발을 무마하려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국세기본법에는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납세자에 대해 세무조사 및 재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현재는 국세청의 '금품제공납세자 특별관리 규정'에 따라 금품제공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금품제공납세자에 대한 세무재조사가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에 의해 '탈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세무재조사를 시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58건의 금품제공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또는 재조사를 통해 무려 643억7200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한 바 있다.
조세탈루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재조사 할 수 없었던 금품제공 납세자까지 고려한다면 추징대상 금액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강 의원은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한 경우 정기선정 세무조사 외에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세무재조사를 하도록 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품제공납세자에 대해 조세탈루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자료 없이도 세무조사 또는 세무재조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강 의원은 "납세자들이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세금탈루를 시도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부족으로 인해 추후에도 세금추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허점이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납세관련 비리가 근절되고 성실납세 풍토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