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간 외부감사보수 절반으로 떨어져"

"금융감독 당국과 업계가 나아갈 방향 제시하겠다"

34대 한국회계학회장으로 취임한 황인태 회장은 선진국 회계시장의 사례를 활발하게 연구하여 회계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황 회장은 24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회계산업이 어려운 현실속에 놓였다고 진단하고 "회계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회계학회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 회계업계, 감사보수·각종 소송 등 어려움 처해
황 회장은 우리 회계산업에 난제(難題)가 많고 이 때문에 공인회계사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보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감사인에 대한 각종 소송이 제기되고 있어 우리 회계산업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회계산업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이 회계업계에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는 데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인태 회장은 "회계산업이 성장해야 우수한 인력들이 업계는 물론 학계에 유입돼 회계분야 연구도 풍부해 질 수 있는데 회계업계를 둘러싼 환경과 열악한 대우가 우수한 인력의 진입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업계의 환경 악화는 결국 감사품질을 떨어뜨려 회계투명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12년간 감사보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감사보수가 감사품질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감사품질 저하를 우려했다. 

이어 "회계산업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 국제적으로 우리의 회계투명성이 저평가 받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경제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고 덧붙였다. 

한국회계학회에 따르면 물가지수를 반영한 공인회계사 1인당 감사보수는 2001년 1억5200만원에서 7800만원으로 49%가 감소했다.

□ 금융당국의 과도한 징계…회계업계 위축 우려
황 회장은 또 회계감사인인 회계법인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가 엄격해지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기업과 감사인 간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중징계로 일관할 경우 회계업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황인태 회장은 "자본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부실감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과거에 비해 공인회계사에 대한 감독의 잣대가 엄격해졌다"며 "과도한 징계는 회계업계를 불안하게 하게 하고 회계투명성이 낮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감독당국과 회계업계는 각기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대립된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중립적인 위치에 놓인 회계학회가 해외사례를 적극 연구해 보여줌으로써 감독당국과 회계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회계분야의 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해외사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며 "학회 차원에서 전세계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고 선진국의 회계와 자본시장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 우리 회계업계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인태 회장은 공인회계사들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예비 공인회계사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공인회계사의 위상이 많이 약화됐지만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서 중요성은 전혀 희석되지 않았다"며 "현재의 어려움은 회계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이며 이 어려움을 이겨내면 공인회계사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회계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국회계학회도 본연의 역할인 연구활동을 장려하는 동시에 회계업계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인태 회장 약력]
▲1957년생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석사 ▲ 뉴욕주립대 버펄로대학 대학원 경영학 박사 ▲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위원 ▲한국회계학회 회계학연구 편집위원장▲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조사 책임심의위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위원장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공시위원회 위원장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34대 한국회계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