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발급의무를 위반한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과태료가 '징벌'에 가깝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태료율 인하 등 부과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제도는 매출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사업자의 현금매출을 현금영수증 발행을 통해 확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의무발행사업자가 현금영수증 발행을 거부할 경우, 미발급 금액에 대해 50%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올해 세법개정안에서는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율을 인하한다는 문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에서 과태료율 인하가 제도 취지와 부합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5년 세법개정안'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며,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위반 과태료 기준 완화방안'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 부과방식이 세정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줄기차게 제기돼왔다.
과태료의 경우 세금과 별개의 성격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과 가산세까지 더해지면 미발급 금액 이상의 세금이 추징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낳는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위반자에게 일률적으로 거래금액을 50%를 과태료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과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위헌심판 청구가 봇물처럼 터지기도 했다.
현금영수증 미발급에 대한 과태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던 주제다.
당시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위반 시 액면가의 50%인 과태료 요율은 과도하다"고 지적했으며, 같은 당 박명재 의원도 "사업자들과 세무대리인들은 50% 과태료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조세불합리 조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태료 부과 체계 손질은 '제도 정착' 여부에 달려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역시 "(과태료)요율 자체는 과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도가)정착되는 것을 지켜보고 바꾸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최근 국세청이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포상금 한도를 대폭 줄였다는 점은, 제도가 정착됐다는 판단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징벌성격의 과태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에도, 올해 세법개정안에 과태료율을 인하하는 방향성이 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태료율 인하로 제도 취지인 지하경제양성화의 의미를 퇴색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키는 방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를 바탕으로 요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헌법소원 결과가 (요율을)낮추라고 나왔다면, 정부 입장과 다르더라도 (요율을)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