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의혹과 관련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왼쪽)는 "실체없는 의혹"임을 거듭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고 나서 여야 '격돌'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여야가 국가정보원 해킹의혹과 관련해 내달 6일 전문가 기술간담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공방은 지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듭 "실체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하는 한편, 북한 사이버 부대를 강조하며 안보를 내세웠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원 해킹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와 국정조사 실시를 압박하고 나서 국정원 해킹의혹을 둘러싼 여야 '격돌'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구입 및 민간인 불법 감정 의혹에 대해 "우리만 실체 없는 뜬구름 같은 의혹으로 우리 방어막을 스스로 허무는 안보 자해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북한은 인민군 정찰 총국 산하에 전자 정보국을 운영한다"며 "5900여명의 사이버 부대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 간 전문가 기술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일단 합의했다"며 "의혹만 앞세우지 말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진상규명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그라미를 보면서 계속 동그라미가 아니라고 자기 최면을 걸거나 세모나 네모라고 우기는 일은 정말 곤란하다"며 "국가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고 국정원 해킹의혹이 '실체 없는 의혹'임을 거듭 내세웠다.
원 원내대표는 "9·11 테러 이후 새로운 유형의 테러 폭력이 등장하면서 세계 각국은 전방위 정보 전쟁으로 치열하다"며 "국가 안보는 물론 경제·사회·사이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보는 총탄과도 같다"고 거듭 국정원에 힘을 실었다.
나아가 "국익을 위해서 전 세계가 정보 전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어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며 "한 달간 지속된 국정원 해킹 공방으로 대북 사이버 정보전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정보 시스템의 주요 내용과 방식과 같이 정보 수집 수단 자체가 대외비인데 이것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우리 안보에 큰 구멍이 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북 정보망은 한번 붕괴되면 다시 복구하기가 어렵고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북한에 노출된 대북 정보망을 북한이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고 거듭 안보를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해 "국회 상임위에서 진상규명이 어렵다면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며 "특별검사로 강도 높게 수사를 벌일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내국인 사찰을 둘러싼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며 "대통령이 진상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이제는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 관련자는 적어도 4, 5명이고, 이들이 해킹 프로그램을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체를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이 따로 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모 과장이 삭제했다는 파일 51건이 대부분 실험용이라는 말을 믿기 어렵다"며 "(여야 차원의) 전문가 간담회를 한다고 하니까 (국정원은 삭제 파일 중) 일부 복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 바꾸기를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은 메르스 사태와 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에 대해서도 국정조사 추진의사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미군이 한 (탄저균) 훈련은 한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히 위협했다"며 "탄저균 사건의 전말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독일 수준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