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치개혁 핵심으로 떠오른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여야의 입장차가 도무지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험로가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5일 새누리당을 향해 권역별 비례대표-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빅딜'을 제안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특성상 '의원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권역별 비례대표를 수용한다면 우리 당도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당론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 선거구 획정기준 등 3가지를 여야가 함께 논의해 일괄타결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이번 기회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결정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 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논의 방식은 국회 정개특위든 여야 대표가 만나든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의원정수 확대없이 현행 의원정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 배분만 조정하는 선관위 안에 찬성한다"며 "여야가 각자 방안만 고집하지 말고 선관위의 제안 중심으로 통크게 합의할 것을 제안한다. 새누리당의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과 정치개혁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높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제안을 거부했다.
김 대표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지지율이 71.5%, 국회의원 정수 문제는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67.1%, 정치개혁 방안 가운데 공천 문제와 관련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한 찬성률이 69.8%"라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랩과 한국갤럽 등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응답률이 훨씬 높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국민들의 정서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정치개혁을 여야가 국회에서 동시에 같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새정치연합을 겨냥하며 "야당이 개혁을 먼저 선도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개혁적으로 나가는 데 대해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내년 총선을 관장하는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역시 "오픈프라이머리는 당 지도부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계파정치를 해소 할 수 있어 기존 조직이나 과거의 폐해를 씻을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라며 "(그러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군소정당이 등장하는 이점은 있지만 비례대표제가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퇴색시킨다"며 야당의 제안을 거부했다.
황 사무총장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 부득이 의원정수가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심각히 우려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야당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뒤에 다시 제안할 것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