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 발표, 향후 재·세테크 테크 전망은? = 지난 6일 올해의 세법개정안이 발표됨에 따라 세금을 아끼려는 국민들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근로자의 자산형성을 돕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세제혜택이 담겨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은 근로자·자영업자의 재산형성과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민생안정을 위한 세제지원책이 많이 담겨 있다.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시행되면 이를 통한 일반 국민들의 '재테크·세테크 지형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산형성 도와줄게, 소비 늘려줘"
중산층의 노후 준비를 돕는 금융상품이 내년 출시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ISA는 하나의 통합계좌에 예금, 적금, 펀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 가장 큰 혜택은 ISA에 담아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소득세, 농어촌특별세를 면제 또는 깎아준다는 점이다. 가입 요건도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만 있다면 가능하기에 까다롭지 않다.
ISA 과세특례는 ISA의 이자 및 배당소득이 만기인출(5년) 시 200만원 이내일 경우 비과세 적용을 받고,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9% 저율 분리과세를 하게 된다.
기존에는 개별 상품의 이익에 따라 세금을 내야 하지만, ISA에 여러 가지 상품을 담을 경우에 손실 난 부분을 이익에서 빼고 세금이 매겨진다. 다시 말해 개별 상품에 가입해 상품별 수익에 각각 세금을 납부하는 것보다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액 납입자의 경우 대부분이 비과세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 300만원을 납입하는 상품의 수익률을 4%로 가정했을 때, 운용수익 180만원이 전액 비과세 된다.
근로자가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체크카드·현금 등으로 소비한 금액이 지난해보다 증가(사용액 50% 초과)한 경우 증가분에 대해 20%p 높은 5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깨우기 위한 소비 진작책이다.
현재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사용분에 대해서는 근로자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의 30%를 소득공제(한도 300만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 본인의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상반기 사용금액이 각각 2014년 연간사용금액의 50%보다 증가한 금액에만 공제율 50%가 적용되기 때문에 혜택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조금이라도 세금을 아끼고 싶은 '알뜰족'이라면 꼭 알아둘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내년에는 명품 사볼까"
고가로 구매를 망설였던 명품 가방이나 시계 등이 있다면 올해보다 내년에 사는 것이 좋다. '사치세'로 통용되는 개별소비세가 높아진 국민 생활 및 물가 수준에 맞춰 내년부터 조정되기 때문이다.
우선 보석과 귀금속, 카메라(렌즈 등 포함), 시계, 융단, 가방, 모피, 가구 등에 대한 개소세 부과 기준 가격이 현행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상된다.
부과 기준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제품가격이 5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더해지는 세금도 없기 때문에 그만큼 소비자 구매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가령 500만원짜리 명품을 구입했다면 60만원의 개소세(기준가격 초과 20%)를 내야하지만, 내년부터 개소세가 붙지 않기 때문에 50만원 초과 물품에는 60만원의 감세 효과가 발생한다.
이들 품목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경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체크카드나 현금(현금영수증)을 이용해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생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어컨, 냉장고, 드럼세탁기, TV 등에 붙는 개소세(물품가격 5%)도 내년부터 폐지되나, 시판 제품의 95% 정도가 이미 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인하에 체감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학교 폭력 피해로 전학가면 양도세 비과세"
앞으로 학교폭력 피해로 전학을 가게 된 가정도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현재 1세대1주택 특례 규정은 보유기간(2년) 요건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부득이한 사유 요건'에 해당되어야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 피해학생 및 학부모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부득이한 사유 요건에 '학교폭력의 피해로 인한 전학'을 포함시켰다.
관심은 언제부터 시행되느냐다. 현재까지 규칙 시행일 이후라는 다소 애매한 적용시기가 설정되어 있으나, 통상 세법개정안 관련 시행규칙을 2~3월 사이에 개정한다는 점이 시행날짜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세법이 개정된 이전에 학교폭력 피해를 본 가정이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행규칙 시행일 기점으로 부과제척기간(5년) 이내에 경정청구를 통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2011년 3월 이후 학교폭력 피해로 전학을 가야되는 상황에서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지 못한 가정이 경정청구를 신청했다면, 과세관청의 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입증되면 해당연도 환급가산금 이자율이 적용돼 과다하게 신고한 부분만큼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개인택시는 올해 바꾸고…하이브리드車 천천히"
개인택시를 모는 기사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 있다.
택시용 자동차 구입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주는 과세특례기한이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타 업종과의 과세형평성 등을 감안해 일몰 종료된다고 하지만, 주기적으로 차량을 교체하는 택시 기사들 입장에서 갑작스런 부가세 면제 혜택 종료로 차량 구입비용이 늘어나게 생겼다.
개인택시기사들의 세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량 교체를 고민하고 있는 개인택시사업자의 경우 올해 안까지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세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때 100만원의 개별소비세를 감면해 주는 조치는 원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2018년말까지 감면이 연장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 이들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선택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자동차는 개소세 말고도 교육세(최대 30만원)·통합취득세(최대 140만원)·공채매입(최대 40만원) 등을 면제하거나 감면해 최대 310만원의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충족할 경우 100만원의 보조금도 지급된다.
"일자리 찾는 청년들, '중소기업' 주목하라"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희소식이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근로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폭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고령자·장애인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율(한도 150만원)이 현행 50%에서 70%로 인상된다. 소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는 기간은 2018년 말까지다. 초임 연봉 2500만원 수준이라고 하면 취업 후 3년 동안 약 50만원의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물론 면제 혜택을 다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취업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우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 소득세 감면 신청서'를 작성해, 회사(원천징수의무자)에 취업일이 속하는 다음 달 말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다만 일용직 근로자, 임원,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 최대 출자자와 그 배우자 등 국민연금 부담금 및 기여금과 건강보험료 납부 사실이 없는 사람은 감면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내년부터 내일채움공제(성과보상금) 수령액에 대한 근로소득세가 50% 감면된다.
내일채움공제는 근로자와 기업이 공동으로 적립해 5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에게 전체적립금과 복리이자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그동안 기업납입분에 대해서는 25%의 손비인정 및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근로자에 대한 세제혜택은 없었다.
예를 들어 근로자 A씨가 매월 10만원, 회사는 매월 24만원씩 내일채움공제에 납입했다면, 만기 시 받는 금액의 세부담은 216만원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세부담은 108만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회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처분을 계획 중인 벤처기업 임직원들은 처분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이 좋다. 내년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을 때 얻는 이익에 대한 소득세를 분할납부(5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종합소득세 납부시점부터 3년 간 세액의 3분의1씩 매년 납부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5년 간 매년 5분의1씩 낼 수 있다.
비과세 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가 내년 출시된다는 점도 투자족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는 매매·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에서의 배당이나 채권 등에서 이자를 받으면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긴 하지만 배당·이자소득이 펀드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가령 5년 동안 3000만원을 해외펀드에 투자해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만으로 연 수익률 4%, 수익금 360만원을 얻어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로 투자했다면 내야 할 세금은 없다.
다만 해외 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 2017년 말까지 가입, 납입한도 1인당 3000만원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존 해외주식 펀드에는 적용되지 않고 새로 나오는 펀드에만 비과세가 적용된다.
증권가에서는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낮은 선진국이나 글로벌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직구제품 마음에 안 들어 반품해도 관세 환급"
온라인쇼핑몰로 외국에서 제품을 구매했는데,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한 경험은 ‘해외직구족’이라면 한번쯤 있을 것이다.
그동안에는 애석하게도(?) 단순 변심에 의한 반환은 세금 환급이 되지 않았으나, 내년 1월1일부터는 변심으로 인한 단순 교환의 경우에도 6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관세를 환급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온라인쇼핑몰로 외국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관세(8%)와 부가가치세(10%)를 내야한다.
이왕이면 해외직구 시기도 내년에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소액면세나 목록통관 가리지 않고 한도가 150달러(미국 200달러)로 통일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소액면세 한도가 15만원(물품가격+운송료+보험료)이고 목록통관(수입 구비서류 없이 목록으로만 신고하는 것)은 100달러(미국 200달러)다. 이 같은 조치로 소비자가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를 할 때 관세 부담이 일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가구나 안경 살 때 현금영수증 끊으세요"
연말정산 공제혜택에서 빠질 수 없는 현금영수증. 내년 7월부터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은 가구 소매업 ▲전기용품 및 조명장치 소매업 ▲의료용기구 소매업 ▲페인트·유리 및 기타 건설자재 소매업 ▲안경 소매업체다. 이들 업체는 10만원 이상의 현금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줘야 한다.
만약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했다면 어떻게 할까. 미발급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하면 된다. 신고에 따른 포상금(미발급금액의 20%, 건당 100만원·연간 500만원 한도)도 지급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