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규모 3.2%감소 불구 3사 합산 매출 1.8% 감소...영업이익은 22.4%나 급감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업계 빅3의 상반기 실적이 메르스 사태와 소비 침체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판촉비 등 비용 지출 증가로 외형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기준 올 상반기 3사의 합산 매출액은 5조169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2650억원에 비해 1.8%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 장기화와 지난 5월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의 여파를 감안하면 당초 전망보다 선방한 실적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이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백화점 전체 매출 감소폭 3.2%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백화점 업계의 시장규모는 매출액 기준 약 14.1조원으로 전년 동기 14.6조원 대비 3.2%가량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와 메르스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해외직구, 아울렛, 온라인의 고성장으로 인한 유통채널 다변화의 영향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사별 매출은 3사 중 유일하게 총매출액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문이 3조88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2.3% 감소했다. 신세계 역시 1.4% 감소한 7276억원(순매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오히려 1.2% 증가한 5608억원의 순매출을 시현, 3사중 유일하게 외형이 성장해 대조를 보였다. 이는 올해초 연이어 오픈한 디큐브시티점과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 실적이 가세한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3사중 매출 감소율이 가장 높았지만 총매출액이 3조8811억원으로 신세계 1조9371억원, 현대백화점 1조6270억원을 합한 3조5642억원보다 3169억원이나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수익성 악화…영업이익 감소율 롯데 32.0%, 현대 10.4%, 신세계 5.3% 순
백화점업계 빅3의 외형은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3사의 합산영업이익은 42145원으로 전년 동기 5429억원보다 1214억원 줄어들며 22.4% 급감했다.
각 사별 영업이익 감소율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 32.0%, 현대백화점 10.4%, 신세계 5.3%의 순으로 나타나 롯데가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3사의 큰 폭의 수익성 훼손은 인건비 상승 외에도 메르스와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대규모 할인행사의 수시 개최 등 판촉·마케팅 비용과 점포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용의 급증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부동산 등 자산 보유세의 회계방식 변경 (2014년 월 배분에서 2015년 6월에 상반기 반영)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부진·메르스 등의 여파로 인한 매출 감소 만회를 위해 빈번한 세일 행사 등 판촉·마케팅비용 지출은 매출 감소폭 최소화에는 기여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률 하락폭, 현대 2.7%P, 롯데 2.5%P, 신세계 0.5%P 순
이처럼 3사의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모두 악화됐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2.5%p 감소한 5.6%, 현대백화점 역시 2.7%P 악화된 2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면에 신세계의 경우 불과 0.5%P 줄어든 11.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3사중 가장 선방했다.
3사의 수익성 악화 배경을 살펴보면 롯데의 경우 지난해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주요 점포의 소유권을 매각한 후 재 임대하는 ‘세일 & 리스백’방식의 도입 등 지급임차료가 전년 동기대비 920억원이나 급증했다.
더불어 용역비 등 급여 증가분 540억원, 판촉관련 비용 275억원 증가 등이 가세해 3사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년 동기대비 상품매입비 45억원, 용역비 36억원, 물류운반비·수수료 등 45억원, 재산세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세금과공과금 41억원 증가가 수익성을 훼손시킨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세계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매출원가부문 30억원, 판관비 부문 23억원 등 총 53억원을 절감함으로써 매출액 100억원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폭을 최소화했다.
백화점 업계의 향후 영업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한 편이다.
IBK투자증권 안지영 연구원 등은 “경기 회복 지연과 정부규제의 불확실성, 해외직구 및 온라인시장 성장 등으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근원적 턴어라운는 어렵다”며 “다만 업종 대표 업체들의 펀더멘털 훼손이 최악 국면은 벗어난 것으로 보여 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적인 업체별로 독자적 턴어라운드는 기대해 볼 만한 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