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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각 원장 |
최근 전국 각지 소방서에 벌집제거를 요청하는 민원이 지난해 대비 3배까지 급증하는 가운데 '벌 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벌초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야외활동 중에 벌에 쏘이는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9월은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이 때의 벌은 하나의 벌통에 적게는 6백 마리에서 많게는 3천 마리의 군집을 이루는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때이므로 공격적 성향이 강하며, 침의 독성분도 1년 중 가장 치명적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이 벌에 쏘이게 되면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할 때에 벌의 주의를 끌 가능성이 높은 달콤한 향이 나는 향수나 화장품, 화려한 색상의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한의학계에서는 이 벌독처럼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이 사람을 살리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흔히 잘 알려져 있는 비상, 부자와 같은 약재들은 그 자체로는 극약이지만, 쓰이기에 따라서는 선약이 될 수도 있다.
독성을 제거한 균이나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사하여 저항력과 면역력을 키워주는 백신 또한 비슷한 원리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독으로 병을 다스리는 방식을 '이독치병(以毒治病)'이라 하는데, 정제된 벌독을 경혈에 주입해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봉침 또한 이러한 연장에서 동서양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이용되어 온 치료법 중 하나이다.
실제로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이 봉침을 두고 '신비의 의약'이라 하며 즐겨 썼다하며,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중국의 기록은 물론 이슬람의 경전 '코란'에 이르기까지 질병치료에 봉침을 활용했던 사례와 그 효능에 관한 내용이 남아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봉침이 파킨슨 병(중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도파민 분비가 감소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아안 본초경희한의원 김성각 대표원장은 봉침의 효과에 대해 "소염작용에만 한해서 페니실린의 1000배나 되는 효능을 보이며,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도록 돕고, 신경을 재생시키며 살균작용까지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염증 및 통증 질환에서 효용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척추나 관절에 이상이 생겨 한의원에 방문한 환자가 봉침을 통해 호전된 사례가 많다는 점을 들며, 이것이 실제 효용성이 있는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얼마 전 울산에서 봉침을 맞은 환자가 사망한 사례가 있는 만큼, 함부로 이뤄져서는 안 되는 치료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봉침은 반드시 검증된 전문의료기관에서 과민반응 여부를 확인한 뒤에 안전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